이들은 자기 분야를 20여년 이상 지키면서 실력을 갈고 닦아 샐러리맨의 꿈을 이뤘다.
고 최종현(崔鍾賢) 전 회장이 집무를 보던 워커힐호텔의 한종무(韓鐘武) 사장은 73년 입사해 29년째 워커힐과 고락을 같이해온 ‘호텔리어’다. 특히 호텔업계에선 이례적으로 총지배인을 겸하고 있을 만큼 경영과 실무를 두루 꿰고 있다.
입사 이래 제대로 휴가를 가본 일이 없을 정도의 일벌레에다 1주일에 3권씩 책을 읽을 만큼 노력형. 그는 직원들에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온다”고 늘 강조한다.
홍지호(洪志昊) SK케미칼 대표이사 부사장은 공장장 경력에 걸맞게 회사 내에서 기술 부문의 최고 실력가로 통한다.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75년 입사한 뒤 생산과 연구소 업무를 거치면서 이론과 실제에 모두 능하다는 평을 받는다. 2000년 10월 대표 취임과 동시에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정밀화학과 생명과학 분야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경영자로는 드물게 대학에서 불교학을 전공한 SK글로벌 홍영춘(洪榮春) 에너지판매부문 사장은 34년간 석유판매 분야만 맡아 업계에서 알아주는 영업통이다.
SK해운의 이승권(李勝權) 사장은 95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장수 사장. 무역업체에 다니다 84년 스카우트돼 줄곧 해운을 지키면서 LNG 수송 분야를 선점했다.
SK 건설 문우행(文祐幸) 사장은 75년에 건설업계에 입문한 이래 27년간 건설 분야에만 있었다. 그룹의 전반적인 위상보다 다소 떨어지는 건설부문의 도약이란 과제를 맡고 있다.
그룹 홍보실의 이노종(李魯鍾) 전무는 74년 입사한 이후 줄곧 홍보실을 지켜온 국내기업의 최장수급 홍보맨. 특유의 친화력으로 언론계에 발을 넓혀 SK의 성장에 보이지 않는 공신 역할을 한다는 평이다.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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