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액주주 ‘분식손배訴’나선다…'흥창' 상대 내달제소

  • 입력 2002년 3월 18일 18시 18분


분식회계 혐의로 14일 검찰에 고발당한 통신장비 제조업체 흥창의 소액주주들이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흥창과 함께 금융당국에 적발돼 검찰에 고발되거나 통보된 대한펄프, 신화실업, 대한바이오링크 등도 비슷한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한누리 법무법인 김주영 변호사(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부소장)는 18일 “금융당국의 분식회계기업 발표 이후 흥창의 소액주주들이 손해배상 소송을 내기 위한 준비모임을 여러 차례 가졌다”며 “다음달 중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즉시 제소할 수도 있지만 이달 말 발표되는 2001 회계연도 재무제표에서 회계법인이 부적정 의견을 제시하면 흥창이 거래소에서 바로 퇴출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발표 후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흥창의 주식을 보유한 개인투자자는 1만7000여명이며 이들이 지분의 66.52%를 갖고 있다.

흥창의 한 소액주주는 “작년 7월 한 주당 2만원을 넘던 주가가 작년 9월부터 추락하기 시작, 현재는 3000원대에 머물고 있다”며 “이미 많은 소액주주들이 손해를 감수하고 주식을 팔아치웠다”고 밝혔다.

흥창은 금융감독원의 감리 결과 수출실적을 조작하고 매출원가를 낮추는 방법으로 매출, 당기순이익, 자기자본 등을 부풀린 혐의를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분식회계를 통해 1999년 당기순이익을 304억원 적자에서 119억원 흑자로, 2000년 당기순이익을 164억원 적자에서 86억원 흑자로 둔갑시켰다. 또 152억원에 불과한 자기자본을 1151억원으로 부풀렸다. 금감원은 흥창의 전 대표이사이자 설립자인 손정수씨(65)를 검찰에 고발하고 임원 2명을 검찰에 통보한 상태다.1972년 계측기 생산업체로 출발한 흥창은 80년대 중반 통신장비 제조업체로 업종을 전환, 성공을 거두었으나 외환위기 이후 경영난에 빠졌다. 마침내 작년 10월 부도 발생 후 관리종목으로 편입됐다. 작년에는 보물선 인양사업에도 참여했다. 설립자인 손정수씨는 96년 경제정의실천연합으로부터 경제정의기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흥창 감리결과 지적사항
감리지적 사항해외거래처에 허위수출 계상, 매출원가 축소, 거래처와 세금계산서를 허위로 교부하여 매출액과 매입액을 각각 114억4300만원 과대계상. 대표이사를 위하여 제공한 예금담보 110억원을 재무제표 주석에 기재하지 않음.
분식회계제거후 결산1999년 당기순이익 119억7600만원 흑자→분식제거 후 304억6100만원 적자, 2000년 당기순이익 86억원 흑자→164억8200만원 적자.
조치전직 대표이사 검찰고발, 임원 2명 검찰통보, 임원해임권고 2명, 유가증권발행제한 12개월, 감사인 및 공인회계사는 추후 별도조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