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패션 살리기' 정부-대학-연구소-업계 뭉쳤다

  • 입력 2002년 3월 20일 17시 23분


사양산업으로 치부되던 섬유·패션업계에 거센 ‘혁명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 대학 연구소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급변하는 대외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비책(秘策)을 찾아 나섰다. 말로만 혁명이 아니라 섬유·패션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획기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연구 결과에 따라서는 그동안 침체 일로에 있던 한국의 섬유산업이 제2의 중흥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섬유·패션산업의 활로를 찾아라〓산업자원부와 섬유·패션업계 등은 이 달 초 ‘섬유·패션미래발전전략위원회’를 구성했다. 내로라하는 관련업계 전문가와 대학교수, 정부 인사 등이 대거 포함됐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섬유 무역 관세 인하와 2005년 수출입 쿼터 폐지 등으로 일대 전환점을 맞고 있는 업계에 새로운 비전을 찾아주는 것이 위원회의 설립 취지. 특히 임금 인상 등으로 서서히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섬유산업의 회생방안과 고부가가치 브랜드를 창출해야 하는 패션업계의 과제 등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박성철(朴成喆·섬유산업연합회장·신원 회장) 위원장은 “대외환경의 변화는 국내 섬유·패션업계에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가져다 주고 있다”며 “업계와 해외바이어 등을 대상으로 애로사항, 정책지원 요구사항 등에 대해 대규모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이를 바탕으로 11월에 종합적인 비전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적 권위의 패션쇼, 서울에서도 열릴까〓위원회는 총괄 섬유 패션 마케팅 정보 등 5개 연구팀으로 구성돼 있다. 각 위원회에는 해당분야의 전문가들이 10여명씩 포진해 있다.

연구팀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패션연구팀. 서울시의 자금지원을 받아 업계관계자 등이 운영하는 이 팀은 파리컬렉션 등과 같은 최고 권위의 패션쇼를 서울에서 여는 것을 목표로 활동 중이다. 섬유산업연합회 문기영 과장은 “세계적인 패션업체들이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로 한국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대규모 패션쇼 유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섬유연구팀은 중국과 동남아시아국가 제품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해외공장을 건립하고 국산제품을 고급화하는 방안 등을 연구 중이다. 마케팅팀은 해외시장 동향을 파악해 국내업체들의 마케팅 능력을 배가시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밖에도 정보팀은 기업간 전자상거래(B2B)의 활성화 방안을, 총괄팀은 핵심사안을 골라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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