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팔까]아남반도체 “실적 향상추세”↔“값 인하압력커”

  • 입력 2002년 3월 20일 17시 23분


진영훈 /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조휘성 대한투자신탁증권 연구원
진영훈 / 대신증권 선임연구원,
조휘성 대한투자신탁증권 연구원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덕에 아남반도체의 주가는 지난해 9·11테러 직후에 비해 4배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D램 가격이 오를 때 아남의 주가가 따라 올랐던 것은 투자자들의 오해에서 비롯된 현상. 아남은 D램이 아니라 DSP(Digital Signal Process)라는 비메모리 반도체를 주로 만든다.

또 아남은 설계, 생산, 판매를 모두 담당하는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반도체와는 달리 외부에서 제품을 설계해 주문을 하면 생산만 전담하는 회사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런 회사를 파운드리(Foundry)라고 부른다.

정보기술(IT) 분야의 경기 회복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아남 주가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진영훈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세계적인 파운드리 업체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아지고 있고 이는 아남에도 긍정적인 신호”라고 전망했다.

세계적인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와 UMC의 1·4분기(1∼3월) 공장 가동률이 60%에 이르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70%를 넘어설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 이는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빨리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같은 파운드리 업체인 아남의 실적도 호전될 것이라는 설명.

진 연구원은 “아남의 2월 공장 가동률이 42%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3월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제시한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1만3200원.

반면 조휘성 대한투자신탁증권 연구원은 “올해 아남의 매출은 늘겠지만 반도체 가격 인하 압력으로 수익성이 개선되기 어려워 주가에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입장.

아남은 매출의 70% 이상이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사에 집중돼 있는데 주문을 받는 아남이 수동적인 위치에 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올해 주문하는 반도체 물량을 늘리는 대신 아남에게 가격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조 연구원의 주장이다.

또 조흥은행이 출자전환하면서 보유하고 있는 이 회사 주식 약 1600만주가 언제든지 시장에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는 지적. 조흥은행은 1월에 이미 아남 주식 70만주를 팔았다. 조 연구원은 아남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중립’을 제시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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