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앞으로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가구당 이자부담은 연간 22만6000원 늘어나게 된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01년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신용은 은행대출과 카드사 판매신용을 중심으로 74조7743억원이 늘어나 전년(52조8629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커졌다.
작년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전년 말보다 28% 증가한 341조7000억원. 형태별로는 가계대출이 62조4500억원(25.9%) 늘어난 303조5000억원이고 자동차 할부 등 판매신용이 12조3200억원(47.7%) 증가한 38조2000억원이다.
가계대출이 급증해 금융기관의 민간부문 원화대출금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4.8%로 전년 말보다 8.1%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말 가계신용 잔액은 경상 국내총생산(GDP) 대비 60%(전년 말 51.1%), 개인부문 순처분가능소득(NDI) 대비 90%(전년 말 79.0%)로 추정돼 소득수준에 비해 가계신용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의 가계대출 급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철환(全哲煥)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가계대출이 계속 늘어나면 금리 상승 때 가계 부실화 등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전 총재는 “가계대출이 올들어 2월말까지 예금은행의 은행계정 기준으로만 10조원가량 늘었고 이는 작년 2월말보다 51.8%나 급증한 것”이라며 “시장금리 연동부로 돈을 빌리는 고객에게는 금리 상승 때 이자 부담이 커진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금리인 국고채(3년물) 유통수익률이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작년 10월4일 4.34%에서 최근 6.5%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가계대출 급증에 따른 부작용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은은 “작년 은행의 가계대출 평균금리가 연 7.26%로 전년(9.48%)보다 내렸고 판매신용도 무이자가 많아 이자부담이 크지 않았다”며 “경기회복으로 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이자부담이 증가하고 대출자금으로 투자한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하락하면서 가계 파산이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상철기자 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