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명품시장을 주름잡는 고급 브랜드들. 하지만 이 브랜드들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공통점이 하나 있다.
모두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라는 명품 브랜드 기업의 한 집안 제품이라는 점. 루이뷔통의 고급 핸드백과 크리스찬 디올이라는 화장품에서 에네시의 코냑을 연상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스포츠 시계로 유명한 태그오이어가 이들과 같은 집안이라면 어리둥절해지기까지 한다.
이탈리아의 구치, 스위스의 리치몬드와 함께 세계 3대 명품시장을 형성하는 프랑스의 LVMH는 1987년 코냑으로 유명한 모에에네시사와 피혁제품 전문 루이뷔통사가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좀 투박하게 표현하면 ‘술도가’와 ‘갖바치’의 만남인 셈이다.
하지만 두 회사의 족보를 따지자면 다시 수 백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모에에네시는 1743년 설립된 샴페인회사 모에에샹동과 1854년 설립된 에네시에 뿌리를 두고 있고 루이뷔통 역시 1854년에 설립됐기 때문.
300여년의 전통을 가진 LVMH사가 거대 패션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것은 합병 직후 로에베, 크리스찬 디올, 지방시 등 패션 및 화장품 부문에 뛰어들면서부터.
89년 베르나르 아르노 현 회장이 대주주로 나서면서 LVMH는 태그오이어, 제니스, 쇼메 등 시계 및 보석류에 진출했고 97년에는 DFS와 세포라 등을 인수합병하면서 유통시장에도 뛰어들었다.
현재 LVMH는 와인 및 알코올, 패션 및 피혁, 향수 및 화장품, 시계 및 보석, 유통사업 등 5개 사업 부문에 총 50여개의 유명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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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개 나라에 진출, 1250여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LVMH의 2000년 매출액은 116억 유로(약 13조4600억원). 하지만 유럽, 미주, 아시아가 각각 30%를 고르게 차지하고 있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글로벌 브랜드임을 입증한다.
한국에는 루이뷔통 코리아, 세린느, 로에베, 팬디, 크리스찬 라크르와 등 5개 브랜드가 각각 지사를 두고 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