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세상승은 ‘자기자본이익률(ROE) 혁명’에 따라 진행되는 것으로 종합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1,138.75)를 뚫고 상승할 것입니다.”(삼성증권 이남우 상무)
“특히 기업의 이익이 커지고 경영투명성이 높아지는 등 기업 체질이 강해졌기 때문에 이번에 1,000 위로 올라서면 일시적 조정은 있을지라도 상승세가 지속돼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지수, 예를 들어 2000대 지수도 가능하다고 봅니다.”(마이애셋자산운용 최남철 전무)
900선에서 숨고르기를 벌이던 종합주가지수가 4번째 시도 끝에 900선을 넘어서자 ‘9·11테러’ 직후부터 시작됐던 대세상승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긍정적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대세상승의 힘은 ‘ROE 혁명’〓종합주가지수가 지금까지 3번에 걸쳐 1,000선을 넘을 때마다 주가상승을 이끌었던 엔진이 있었다. 89년에는 85년 10월부터 시작된 ‘3저’ 영향으로 금융 무역 건설주 등 트로이카 주식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94년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블루칩(우량주)이, 99년에는 정보기술(IT) 혁명이 시장을 주도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번에는 ‘ROE 혁명’이 주가 네자릿수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ROE는 12.7%로 작년(5.7%)보다 7%포인트나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3년 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7.5% 예상)을 4.8%포인트나 웃도는 것. ROE가 회사채 수익률보다 높은 것은 역사상 올해가 처음이다.
한가람투자자문 박경민 사장은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수익성 위주 경영에 나서면서 ROE가 높아지고 있다”며 “ROE가 채권 수익률보다 높아지면서 기관과 개인들이 포트폴리오(자산 구성)에서 채권을 줄이고 주식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미국의 다우존스지수는 60년대 말부터 83년까지 300∼1,000의 박스권에서 등락하다가 구조조정을 통해 ROE가 높아지면서 99년에 10,000을 넘어섰다”며 “20년 동안 500∼1,000에 갇혀 있던 종합주가지수 박스권도 이번에 상향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명성 제고로 주가 재평가〓과거에는 이익이 나면 대주주가 이익을 빼내 쓰는 것이 한국의 관례였다. 이에 따라 이익이 많이 나더라도 주가는 그에 걸맞게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현대증권 박문광 투자전략팀장은 “우량주의 외국인 지분이 50%를 넘어서면서 대주주에 대한 감시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익이 그대로 회사에 남아 있기 때문에 한국 주식에 대한 재평가(re-rating)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굿모닝증권 티모시 매카시 회장도 “미국에서 엔론사태가 일어난 뒤 글로벌펀드의 매니저들이 한국을 미국이나 유럽보다 낮게 평가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모건스탠리지수(MSCI)의 선진국 부문에 아직 들어가 있지 않지만 증시가 활황을 보이고 있어 일부 글로벌펀드에서는 이미 한국을 선진국으로 여겨 투자비중을 늘리고 있다”(마이애셋자산운용 최남철 전무)는 것.
매킨지도 한국 기업의 부채비율과 국가위험도가 떨어지면서 한국증시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도 현재 11배에서 선진국 수준(20∼40배)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PER 20배를 적용할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1,5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수보다는 종목에 초점〓이번 대세상승이 ROE 상승에 의해 이루어지는 만큼 주가는 ROE에 따라 크게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증권 서명석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주가상승기에는 같은 업종은 주가가 함께 올랐지만 이번 상승에서는 기업의 수익에 따라 철저히 차별화되고 있다”며 “지수보다는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return on equity의 약자. 경영자가 주주의 자본을 운용해 어느 정도의 이익을 올렸는지를 나타낸다.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은행이자보다 낮으면 경영을 잘못했다는 증거다. 경영효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재무지표로 일부 그룹에서는 계열사 경영자 평가시 주가와 ROE만 보기도 한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자기자본이익률(ROE)과 회사채 수익률 추이 (단위:%) | ||
연도 | ROE | 회사채 수익률 |
91 | 8.8 | 18.9 |
92 | 8.9 | 16.2 |
93 | 7.9 | 12.6 |
94 | 10.5 | 12.9 |
95 | 13.0 | 13.8 |
96 | 5.3 | 11.9 |
97 | 2.0 | 13.4 |
98 | -0.2 | 15.1 |
99 | 7.7 | 8.9 |
2000 | 6.7 | 9.3 |
2001 | 5.7 | 7.0 |
2002 | 12.7 | 7.5 |
2002 | 13.8 | 8.4 |
ROE상위 기업 (단위:%) | |||
거래소 | 코스닥 | ||
현대해상화재 | 36.7 | 한양이엔지 | 53.5 |
LG화재 | 31.4 | 휴맥스 | 50.1 |
LG생활건강 | 29.9 | 모디아소프트 | 46.3 |
팬택 | 29.6 | 삼영 | 43.3 |
현대모비스 | 29.6 | 한단정보통신 | 42.3 |
대우조선 | 29.0 | 하나투어 | 40.4 |
삼성전자 | 27.8 | 강원랜드 | 40.3 |
동부화재 | 27.5 | LG홈쇼핑 | 39.9 |
삼일제약 | 27.1 | 엔씨소프트 | 39.3 |
한라공조 | 25.0 | 국순당 | 37.8 |
한섬 | 24.9 | 국민카드 | 36.8 |
전기초자 | 24.5 | 자원메디칼 | 33.7 |
웅진닷컴 | 23.4 | CJ삼구쇼핑 | 33.5 |
동양화재 | 23.0 | 씨엔씨엔터 | 31.2 |
SK텔레콤 | 22.9 | 반도체ENG | 31.0 |
신세계 | 22.4 | 더존디지털 | 30.0 |
대한재보험 | 22.0 | 대인정보 | 29.4 |
일성신약 | 21.8 | 유일전자 | 29.2 |
태평양 | 21.6 | 케이비티 | 28.0 |
자화전자 | 20.8 | KTF | 25.7 |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