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사업인 메모리 설비 매각으로 기업가치가 떨어질 것을 걱정하는 하이닉스의 소액주주들이 본격적으로 조직적인 매각 반대 운동을 벌이기 시작한 것.
28일 경기 이천 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장에서는 소액주주들이 ‘헐값매각 철회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과 구호를 외치며 격렬하게 항의해 주총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소액주주들은 주주 긴급제안 형태로 매각 반대안을 정식 안건으로 이사회에 상정시키기도 했다.
하이닉스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매각 반대안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지만 소액주주의 뜻대로 반대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매각 반대안이 통과되려면 총 발행주식수의 3분의 1 이상 참석과 참석주식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채권단과 우호세력이 힘을 모을 경우 소액주주들의 의견을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이 갖고 있는 전환사채(CB·전환가 주당 3100원)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채권단은 지분 48%로 최대주주가 되며 여기에 우호지분을 포함하면 50%를 넘게 된다. 이 경우 현재 90%인 소액주주 지분은 50%로 떨어지게 되며 위임절차 문제 등의 복잡성 등으로 매각안을 부결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안이 통과될 경우 소액주주들은 주식매수 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소액주주 모두가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2조5000억원가량이 필요한데 이는 하이닉스에 큰 부담을 줄 전망이다.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