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1분기 실적]항공업도 '9·11 후유증' 탈출

  • 입력 2002년 3월 28일 18시 14분


삼성전자 휴대전화 제조공장인 구미공장에서 3년째 일하고 있는 강은주씨(22·여)는 요즘처럼 바빴던 적이 없다. 3교대로 하루 8시간 일하는 강씨는 가끔 격주 휴무일인 토요일에도 잔업을 위해 출근한다.

삼성전자 구미공장은 최근 월 300만대를 생산중이라 올해 판매목표인 3200만대는 연말이 되기 전에 훌쩍 넘길 전망이다.

LG전자는 작년 월 500∼600대 팔리던 가정용 및 산업용 PDP가 올해 초부터 월 1000대씩 팔리고 있다. 올해 초 신제품으로 선보인 60인치 LCD 프로젝션TV는 760만원대의 고가인데도 월 1000대씩 팔리고 있다.

▽자동차 사려면 몇 달 기다려야〓최근 자동차 수요가 폭발하면서 차를 계약하면 최소 3개월 이상 기다려야 살 수 있을 정도다. 싼타페 그랜저XG 쏘렌토 등 인기차종의 경우는 4개월 이상도 기다려야 한다. 현대자동차 김진권 이사는 “인기차종을 중심으로 대기수요가 밀려 있어 2·4분기 이후에 영업실적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기아자동차 이지원 상무는 “쏘렌토와 뉴 카렌스 등 신차의 경우 본격적인 시판도 하기 전에 1만대 이상의 대기주문이 밀려 있어 2·4분기 이후 판매실적도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학업체들도 ‘웃음’〓화학업체들은 유화제품의 국제가격 상승에 크게 고무되고 있다. LG화학은 내수 수출이 모두 호조를 보임에 따라 물건이 없어서 못 파는 실정. 올해 초부터 여수 대산 울산 청주 공장 등 전국 7개 공장을 100% 가동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올 1·4분기 경상이익이 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인 3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의 소용환 애널리스트는 “제일모직의 사업부문 중 화학과 패션부문이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뚜렷하게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며 “지난해 1·4분기 157억원이었던 경상이익이 올 1·4분기에는 두배 가까운 300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항공경기도 살아난다〓항공사들은 지난해 9·11테러 후유증에서 벗어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0월 71% 수준이던 월별 탑승률이 올 2월에는 78%로 늘어났다. 특히 4월 호주와 뉴질랜드편 항공기는 100% 예약이 끝났으며 동남아(99%), 중동(95%) 등 다른 지역도 높은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관광과 기업 출장 등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영업이익이 지난해 1·4분기 38억원에서 올해 1·4분기에는 241억원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객뿐만 아니라 국제 화물 운송 수요도 늘어나 작년 동기보다 3.4∼3.7% 늘어날 것으로 두 항공사는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철강업종은 수출가격의 하락으로 올 1·4분기 영업이익(3000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3500억원)에 비해 떨어지는 등 업종에 따라서는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8일 발표한 2·4분기 산업전망에 따르면 21개 업종 중 조선 전자 기계 등 주력산업을 포함한 14개 업종이 호조를 전망해 2·4분기에는 더욱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김광현기자 kkh@donga.com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주요 대기업의 1ㆍ4분기 실적
삼성전자당기순이익 1조2436억원→1조5000억원(20%증가)
현대자동차 자동차판매대수 37만3000대→39만8000대(6.7%증가)
LG화학매출액 8∼9% 증가 예상
대한항공영업이익 1059억원 적자→ 200억원 흑자 전환
전년 동기 대비 올해 1ㆍ4분기 실적은 추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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