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참여연대 “하이닉스 대손충당금 왜 40%만 쌓았나”

  • 입력 2002년 3월 29일 18시 47분


'주주님들, 잘하겠습니다'
'주주님들, 잘하겠습니다'
그동안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대기업을 상대로 소액주주 권익보호에 나섰던 시민단체 참여연대가 금융기관으로 대상을 옮겨 29일 외환은행 주주총회에 참석했다.

외환은행은 현대건설의 감자(減資)와 자금지원 등 구조조정과 하이닉스반도체 매각작업을 주도한 곳이어서 소액주주들의 이해관계가 크게 걸려 있다.

참여연대 김상조 경제개혁센터소장(한성대 교수)은 이날 △현대계열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몽헌 회장이 제대로 손실분담을 했는지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이 적절한지 △은행 이사회의장을 왜 사내이사로 바꿨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김 소장은 “외환은행이 하이닉스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해놓고 충당금은 고정이하인 40% 적립한 것은 은행경영을 주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가 아닌 사내이사가 맡는 것은 선진적 지배구조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경림 외환은행장은 “충당금 적립에 대한 금융감독원 규정은 최저기준만 정해져 있을 뿐 나머지는 은행 재량에 맡겨져 있다”며 “경영부실을 은폐할 의도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소액주주 2명은 “하이닉스는 독자생존이 충분히 가능한데 왜 굳이 마이크론에 팔려고 하느냐”고 따졌다. 김 행장은 “하이닉스의 독자생존을 바라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적정가격에 매각하는 것이 장래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행장이 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사퇴함에 따라 이연수 부행장이 행장 직무대행을 맡았고 주원태 상무는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사임의사를 밝혔다.

조흥은행은 이날 주총에서 홍석주 신임행장과 위성복 이사회 회장을 선임했다.

또 홍칠선 상무를 부행장으로, 최원일(검사부장) 이주원(연수원장) 박찬일(런던지점장) 한병락(여신관리부장) 등 부장급 인사 4명을 상무로 발탁했다. 이강륭, 이완 부행장과 기순홍 상무는 퇴임했다.

홍석주 행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전략적 투자자 유치로 2004년까지 민영화를 추진하겠다”며 “신용카드사업부를 매각하지 못하더라도 올해 주가는 1만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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