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노조는 경영파트너”…LG전자 勞經실행위 발족

  • 입력 2002년 4월 1일 17시 53분


“회사가 1등이어야 노조도 1등.”

민주노총의 연대 파업 선언으로 사회가 어수선했던 1일. 충북 수안보에서는 LG전자의 노사 단합대회가 열렸다.

LG전자는 이날 노조 대표와 회사의 인사담당 임원 등 20여명이 모여 ‘1등 LG를 만들기 위한 노경(勞經) 실행위원회’를 발족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당면 과제를 함께 논의하는 공동 워크숍을 가졌다.

이 회사 노사도 과거 ‘아픔’을 겪은 적이 있었다. 1989년 4개월 이상 지속된 경남 창원공장의 파업 등 극한대립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후 회사측이 노조를 경영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노조도 적대적 투쟁은 실익이 없음을 깨달으면서 협조관계로 돌아섰다.

노조는 노조기금에서 회사의 연구개발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나섰으며 ‘선(先) 경쟁력 확보, 후(後) 성과보상’을 내걸고 2월말 일찌감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도 끝냈다. 장석춘 노조위원장은 “파업의 여파로 회사가 2등으로 밀려났다는 반성이 노조원들 사이에 퍼졌고, 회사가 잘돼야 직원도 잘된다는 인식의 전환을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도 노조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기 위해 각별히 애썼다. 우선 노사(勞使)의 ‘부릴 사(使)’자 대신, 근로자와 경영자가 제 역할을 다하는 신개념의 노사관계를 지향한다는 의미에서 ‘노경 ’관계라고 부르기로 했다. 또 분기별로 경영실적을 노조에 공개하고 경영진이 공장을 방문할 때 항상 노조를 먼저 찾아가는 등 언제나 투명한 관계가 되도록 노력했다.

노경 실행위원회는 올해 주요 활동 계획으로 △사업 구조조정 및 인력운영의 유연성 확보를 위한 경영현안 △현장 혁신활동 △성과급 제도의 혁신 △개인에 맞는 복리후생제도 도입 △현장사원 인사체계 개선 등에 대해 공동 협의하기로 했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