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신임 박승 한은총재 “통화정책 경기안정 위주로”

  • 입력 2002년 4월 1일 18시 22분


박승(朴昇) 신임 한국은행 총재는 1일 “성장 물가 국제수지 등 3대 정책 목표가 균형있게 추구돼야 한다”고 말해 한국은행이 앞으로 경기 안정에 초점을 맞출 것임을 시사했다.

박 총재는 이날 취임식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3대 목표 가운데 성장에 70% 가량 무게중심이 쏠렸지만 이젠 달라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총재는 최근 부동산 이상열기에 대해 “한국은행의 금리 및 통화정책과 정부의 조세정책으로 조절이 가능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박 총재는 한발 더 나아가 “부동산에 투자하면 손해보니 투자하지 말라”면서 “부동산의 시대는 갔고, 금융자산의 시대가 왔다”고도 말했다.

박 총재는 한은이 정부는 물론 정치권으로부터도 독립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한은 총재가 관행적으로 참석한 경제장관 간담회에도 회의 안건이 한은과 무관할 경우엔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현재 재정경제부가 갖고 있는) 한은 예산편성권을 바꾸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은의 예산편성권을 경기부양 등 정책목표를 놓고 한은과 의견대립을 빚을 수 있는 재경부 대신 기획예산처로 옮기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혀왔다.

박 총재는 ‘물가 안정을 도모해야 할 중앙은행 총재가 과거 물가를 희생해서라도 성장을 해야 한다는 글을 썼다’는 지적에 대해 “상황에 따라 성장과 경기안정을 적절히 강조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60, 70년대에는 성장우선주의를 주장했고 △80, 90년대엔 안정론을 앞세웠으며 △외환위기 직후엔 경기회복을 위해 물가가 올라도 좋으니 돈을 풀라고 했고 △외환위기 고비를 넘긴 뒤엔 안정론으로 돌아섰으며 △99년 대우사태 이후엔 돈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경기회복기에 접어든 현재는 다시 안정론자가 됐다고 덧붙였다.

김상철기자 sckim007@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박승 신임총재와 전철환 전총재의 관점 비교
이슈전철환 전총재박승 총재
경제운용방식시장기능이 주도시장기능이 주도
한은의 독립성정부로부터 독립정부뿐만 아니라 정치로부터도 독립
통화운용 방식경기침체 극복을 위한 저금리 정책안정에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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