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해외명품-귀금속도 담보로 받아줍니다”

  • 입력 2002년 4월 2일 18시 11분


아파트 등 부동산이나 보증기관의 보증서 등 ‘똑 떨어지는’ 담보가 없으면 1000만원 이상의 목돈을 좀처럼 대출 받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 그러나 일부 상호저축은행(옛 신용금고)들은 기상천외한 담보를 발굴해내 대출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의 좋은상호저축은행은 지난달 말 축구장과 육상 트랙 사이에 기업체 광고판을 설치하는 대한애드컴에 ‘영업권’을 담보로 7억원을 대출했다. 적용 금리는 연 14.5%. 이 회사는 국내 프로축구 10개 구단과 광고 독점계약을 해 구단당 1억원씩 총 10억원의 영업권이 인정됐다. 신한은행 김정웅 차장은 “가치평가가 어려운 추상적 자산을 담보로 한 첫 사례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한신저축은행은 지난해부터 다이아몬드 반지 등 귀금속을 담보로 1000만∼2000만원을 대출해 주고 있다. 현재까지 실적은 35억원 규모. 김백철 팀장은 “고객의 대부분이 여성으로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결혼반지 등을 담보로 하는 만큼 연체율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이 저축은행은 4월말부터 20, 30대 여성이 애착을 갖는 구치 페라가모 등 고가의 해외명품을 담보로 한 대출도 기획하고 있다.

부산 부민저축은행은 지난해부터 ‘양식(養殖)중인 물고기’를 담보로 어민 1명에 3억∼10억원씩 총 300억원을 대출했다. 이 경우 양식 물고기의 떼죽음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해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고객의 몫.

상호저축은행 연합회 조정연 과장은 “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한 자금 수요자의 다양한 자산이 담보로 평가되면서 틈새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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