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중반 ‘베리나인 그린’이 국내 최초로 주세법상 위스키로 등록되면서 형성된 위스키 시장은 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시장 규모가 미미했다. 70년대를 대표했던 ‘청바지·통기타·생맥주’ 세대는 위스키보다 맥주와 소주, 막걸리를 주로 찾았기 때문이었다.
90년대 들어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에 육박하면서 위스키 시장도 눈에 띄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90년대 중반 이후 고급 위스키 시장이 형성되면서 시장 규모는 급격히 성장했다.
고급 위스키 시장은 원액 숙성기간이 12년 이상 17년 미만인 프리미엄급 위스키가 등장하면서 형성됐다. 프리미엄급 위스키인 진로발렌타인스의 ‘임페리얼’, 하이트맥주 계열사인 하이스코트의 ‘딤플’, 씨그램의 ‘윈저’ 등은 기존 스탠더드급(원액 숙성기간이 12년 미만) 위스키 중심의 시장 판도를 프리미엄급 위스키 중심으로 바꿔 놓았다. 90년대 초만 해도 스탠더드급 위스키가 전체 위스키 시장의 80%가량 차지했으나 90년대 중반부터 프리미엄급 위스키가 전체 시장의 80∼90%를 차지하게 된 것.
위스키 제조 업체인 씨그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위스키 판매량은 2000년보다 19% 늘어난 316만3000상자(750ml 12병 기준), 매출액은 21% 증가한 1조1979억원을 기록했다. 그 가운데 프리미엄급 위스키는 전체 시장의 92%를 차지했다.이같이
고급 위스키가 잘 팔리는 것은 소비수준 향상과 함께 건강을 생각하는 주당(酒黨)들이 늘고 있기 때문. 또 2000년 1월부터 주세가 내리면서 가격이16%정도 싸진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향후 위스키 시장 규모에 대해 씨그램코리아의 김승수 마케팅 팀장은 “최근 3년간 보인 20% 내외의 성장을 계속 이어 갈 것”이라며 “올해 매출액 규모는 1조40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형준 기자 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