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수입관세 8%서 2.5% 낮출땐 5년내 한국시장 12%점유”

  • 입력 2002년 4월 3일 18시 04분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연례 무역장벽 보고서’는 미 의회와 행정부의 향후 통상정책 방향을 읽을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 여기에서 통상 장벽이 높다고 지적된 항목들은 시장개방 압력을 가하는 주요 타깃이 된다.

USTR는 2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한국에 대해 자동차 수입관세 철폐를 요구하면서 2.5%로 관세율을 내리면 5년 안에 한국 내 수입차의 점유율이 12%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는 최근 크게 호조를 보이고 있는 한국 자동차의 미국 판매에 제동을 걸면서 한국시장에서 미국차 판매를 늘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한국은 미국에서 62만여대의 차를 팔았다. 반면 미국의 자동차 3사는 한국시장에서 1400여대를 파는데 그쳤다.

서영석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원은 “미국 시장에서 순수 일본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면서 통상압력의 타깃이 한국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소림 자동차공업협회 부장은 “현대자동차의 미국 현지공장(앨라배마주) 착공이 통상압력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한국차의 대미 수출도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보고서는 또 26쪽 가운데 3쪽을 한국의 의약품시장 장벽을 강도높게 거론하는데 할애했다. 고가의 수입 의약품에 대해 보험급여를 인정하지 않아 병원에서 처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수입 의약품의 한국시장 진출을 막고 있다는 것. 첨단 의료기기 사용을 보험급여에서 제외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입식품 수입에 대해서는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수입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통관기간이 길다고 지적했다. 한미 투자협정의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로 무역장벽보고서에 단골 메뉴로 들어가는 ‘스크린 쿼터’ 축소 요구는 이번 보고서에도 역시 포함됐다.

USTR는 △지적재산권 관련 법규의 개정과 단속활동 강화 △외국인 투자촉진법 제정 등을 통한 투자환경 개선 등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하면서도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USTR 보고서의 주요 항목과 내용
항목내용
수입 식품 통관아시아 각국 평균이 3∼4일인데 반해 10∼18일로 길다.
유전자 변형 농산물 표시소비자에 정보 제공 목적보다 과도하다.
스크린 쿼터 쿼터 제도 축소를 한국이 거부해 한미 투자협정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공적자금 투입은행정부의 개입 통로가 되고 있어 민영화가 필요하다.
통상 관련 법규와 행정법규의 투명성이 부족하고 관료들의 과도한 재량권, 법규 적용의 일관성 부족 등이 문제다.
근검절약 운동외국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 바꾸는 노력 필요하다.
의약품 불투명한 보험급여 기준으로 외국 의약품의 시장 접근 제한.
자료:외교통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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