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콜라의 상승세를 꺾어놓기 위한
야심작 ‘뉴 코크’를 시장에 내놓았다.
코카콜라 경영진은 수많은 블라인드 테
스트(소비자에게 브랜드를 가리고 시음
하게 하는 것) 결과를 보고 성공을 확신
카콜라는 90일만에 제조공법을 과
거로 되돌리고 브랜드도 원상복
귀를 뜻하는 ‘코크 클래식
(Coke Classic)’으로 바
꿔 소비자를 붙잡았다. 코카콜라 경
영진은 소비자들이 결코 눈을 가린 채 제
품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보고 고
른다는 점을 간과했던 것이다. 대량소비 시
대를 사는 현대인에게 품질과 가격을 세밀
하게 비교한 뒤 상품을 구입하는 것은 불
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대개는 익숙하거
나 호감이가는 브랜드를 선택한다. 이
런 점에서 브랜드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업의 소중한 자산이다.》
▽가장 가치있는 브랜드는〓세계적인 브랜드 컨설팅회사 인터브랜드가 평가한 세계 10대 브랜드의 2000년 기준 가치총액은 4349억 달러에 이른다. 우리 돈으로 어림잡아 565조3700억원에 이르는 거액이다.
인터브랜드 평가에서 코카콜라는 1999년과 2000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99년 838억달러이던 브랜드 가치가 2000년 725억달러로 떨어졌지만 702억달러인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는 데는 성공했다.
3위는 532억달러인 IBM이고 이어 △인텔 390억달러 △노키아 385억달러 △GE 381억달러 △포드 364억달러 △디즈니 336억달러 △맥도날드 279억달러 △AT&T 255억달러의 순이었다.
코카콜라 브랜드 전략의 특징은 ‘언제나’ ‘어디서나’로 요약되는 대중성과 엄청난 광고. 코카콜라는 음료가 나온 지 3주만에 광고가 뒤따라 나올 정도로 광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1926년 ‘모든 미군 병사들이 단돈 5센트로 콜라를 사게 하겠다’는 선언과 함께 대대적인 판촉을 함으로써 미국인의 음료에서 200개국에서 팔리는 세계인의 음료로 발돋움했다.
▽급성장하는 브랜드〓인터브랜드는 작년 한 해 동안 세계인들의 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브랜드를 온라인 투표를 통해 선정, 지난달초 발표했다.
1위는 컴퓨터 회사인 애플이었고 이어 폴크스바겐 노키아 구글닷컴 앱설룻 스타벅스 나이키 BMW 소니 코카콜라 버진 CNN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순이었다. 다른 브랜드는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지만 구글닷컴 앱설룻 버진 등은 다소 의외.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가 있는 구글닷컴은 인터넷 검색엔진 분야에서 돌풍을 일으킨 기업이다. 혁신적인 검색기술과 함께 단순하고 깨끗한 디자인으로 네티즌을 사로잡았다. 대부분의 검색사이트들이 요란한 광고로 번쩍거리지만 구글의 홈페이지는 간단한 로고와 함께 링크 몇 가지로만 구성돼 있어 오히려 허전할 정도.
스웨덴의 보드카 브랜드인 앱설룻은 독특한 디자인과 공격적인 광고전략으로 세계 보드카시장을 석권했다.
버진은 여행서비스 음반 금융 웨딩드레스 호텔관리 인터넷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는 종합브랜드. 대개 한 우물만 파는 서구식 기업문화에서는 약간 독특한 존재다. 이런 브랜드는 이른바 우산형 브랜드라고 불리며 일본이나 한국 기업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설적인 성공브랜드〓버진과 더불어 우산형 브랜드의 대명사로 꼽히는 것이 일본의 야마하다. 야마하는 오르간 제조업체로 시작했으나 1954년부터 브랜드를 대대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했다. 레코드플레이어 오토바이 스키 트럼펫 골프채 테니스라켓 등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제품들이 야마하라는 브랜드를 달고 시장에 나왔다. 야마하의 제품은 대부분 시장에서 고급제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과거 소비자의 눈에 직접 보이지 않는 산업재는 브랜드가 중요하지 않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인텔은 이런 인식을 깨고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직접 각인시켜 성공을 거뒀다. 인텔은 PC업체들이 광고에 ‘인텔 인사이드’라는 문구를 넣으면 광고비를 보조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컴퓨터 사용자라면 누구나 아는 세계적인 브랜드가 됐다. 인텔이 91년부터 98년까지 이 광고캠페인에 들인 돈은 무려 34억달러.
스와치는 일본 제품에 밀려 고사할 뻔한 스위스 시계산업의 자존심을 성공적인 브랜드 전략으로 되살린 대표적 사례. 스와치의 성공은 1980년대 “두번째 집인 별장은 가지면서 왜 두 번째 시계는 갖지 않는가”라는 광고 슬로건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스와치(Swatch)라는 브랜드도 두 번째(Second)의 ‘S’와 시계(watch)를 합성한 것. 특히 ‘스위스의 시계’라는 연상작용까지 불러일으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있다. 이 회사는 고급기술 대중성 패션 등을 조화시킨 브랜드 전략을 일관성 있게 추진, 스와치가 크게 히트하자 99년 회사이름도 아예 SMH에서 스와치로 바꾸었다.
기네스는 광고를 통해 흑맥주가 몸에 좋다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세계적인 흑맥주의 대명사가 될 수 있었다. 술이 건강에 나쁘다는 상식에 정면으로 도전해 성공한 셈이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