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을 분석해 주가를 전망하면 90% 이상 틀리기 때문. 정부의 ‘비대칭규제’ 때문이다. 많은 증권 전문가들은 “한국의 통신 업종이 세계에서 주가를 예측하기에 가장 어려운 업종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규제가 주가를 흔든다〓비대칭규제란 정부가 선발업체에 대해 규제를 강하게 해 업체 사이에 힘의 균형을 맞추는 제도. 지난해 011, 017 두 번호를 갖고 있는 휴대전화 선두업체 SK텔레콤의 시장 점유율을 일시 제한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규제가 증시 흐름을 예측불허로 만들고 있다는 점. 지난주 발표된 통신서비스업체의 접속료 차등 인하가 좋은 사례다. 정부는 후발업체인 LG텔레콤이 가장 유리하도록 접속료를 업체별로 차등 인하했다. 그런데 막상 LG텔레콤의 주가는 발표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에서는 접속료 비대칭규제로 LG텔레콤이 3000억원 정도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막상 발표된 규제안을 보니 수혜액이 300억원 이하라는 계산이 나온 것.
이처럼 투자자들은 그저 정부가 어떤 발표를 할지 지켜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상황.
국내 이동통신업체의 주가는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는 게 일반적 평가. 투자자도, 전문가도 이 사실을 알고 있는데 주가는 오르지 않는다.
‘비대칭규제’로 대표되는 규제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대시켜 결국 기업가치를 억누르고 있는 것이다.
▽얽히고 설킨 소유구조〓뭐가 뭔지 모를 정도로 복잡하게 얽힌 소유구조도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다. 우선 KT가 갖고 있는 SK텔레콤 주식 10.4%가 언제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인가, 또 SK텔레콤은 이 매물을 다 받아낼 것인가가 SK텔레콤 주가에 가장 큰 관심사다.
또 SK텔레콤 주식을 팔기로 한 SK글로벌 등 계열사 보유 매물 10%가량도 언제 시장에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
SK텔레콤의 주주이기도 한 KT는 민영화 관련 물량이 주가의 관건이다. 정부 지분 28.3%가 어떤 형태로 나오느냐가 관심사인데 정부의 고위급 인사가 관련 발언을 한마디씩 할 때마다 주가가 춤을 춘다.
진영완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비대칭규제 및 소유구조 개편에 관해 나오고 있는 예상 시나리오만도 수십 가지가 넘는다”며 “한국 통신시장의 구조가 단순 투명해지기 전에는 주가예측도, 주식 제값 받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실적 외에 주가에 영항을 미칠 만한 통신 서비스 회사 현안 | |
기업 | 현안 |
SK텔레콤 | -KT가 보유한 SK텔레콤 주식 10.4%가 어떤 형태로 처리될까-SK㈜ SK글로벌 등 계열사가 보유한 SK텔레콤 주식 10%가량이 어떤 형태로 처리될까-정부의 비대칭규제가 얼마나 불리하게 작용할 것인가 |
KT | -민영화 과정에서 정부 보유 지분 28.3%가 어떻게 처리될 것인가-보유 중인 SK텔레콤 주식 10.4%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
데이콤 | -노조 및 LG그룹과 얼마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최대주주인 LGEI가 얼마의 유상증자를 할 것인가 |
LG텔레콤 | -정부의 비대칭규제가 얼마의 수혜를 안겨줄 것인가 |
하나로통신 | -정부의 비대칭규제가 얼마의 수혜를 안겨줄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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