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빨리 더 빨리” 대출 속도경쟁…입금 30분내 끝

  • 입력 2002년 4월 9일 17시 14분


9일 오후 서울 강남 푸른저축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내 첫 무인대출 시스템 시연회. 이 저축은행 직원 A씨가 프린터 스캐너 인터넷카메라 지문인식기 등이 갖춰진 컴퓨터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했다. 1분이나 지났을까. ‘한국신용평가’가 제공한 개인신용정보가 인터넷 전용선 반대쪽 끝의 여성 상담원의 컴퓨터에 떠올랐다. 내용은 당연히 비공개.

A씨는 지갑에서 LG카드 1장을 꺼내 단말기에 넣었다. 1, 2분 후 상담원의 화면에는 ‘3개 카드를 갖고 있으며 현금서비스 한도 800만원 가운데 300만원을 빌린 상태’라는 정보가 LG카드에서 날아왔다. 푸른저축은행의 대출심사 시스템은 ‘100만원 이상 대출은 곤란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러나 실제로 A씨가 빌릴 수 있는 돈은 500만원이 될 전망. 김문태 부장은 “전국의 4개 저축은행과 제휴해 5개 기관이 100만원씩 대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적용금리는 연 24∼58%.

본인 확인도 빼놓을 수 없는 절차. 고객은 지문인식패드에 엄지손가락을 살짝 얹고, 주민등록증을 기계에 삽입했다. 컴퓨터는 주민등록증의 지문과 고객의 지문을 비교하고, 상담원은 “직장 위치가 어디냐”는 등 대화를 하면서 주민등록증 사진과 인터넷 카메라 앞의 고객이 동일한 지를 파악했다.

곧바로 프린터가 대출서류를 토해냈다. 필요한 정보가 채워진 상태여서 내용확인과 자필서명만이 고객의 몫이다. 대출금은 고객이 준비해 온 통장으로 입금된다. 이미 통장 첫 페이지에 담긴 정보가 스캐너를 통해 상담원에게 보내졌다.

하민국 사장은 “이 시스템은 ‘30분 내 송금한다’는 신속성과 창구직원과 얼굴을 맞대고 ‘2개월 전까지는 직장이 있었는데…’라는 어색한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푸른 저축은행은 4월말까지 전국 30여곳에 단말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처럼 금융권은 요즘 ‘빠르면서도 조용한 대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따따따론을 선보인 한빛은행이 선두 주자. ‘지점을 방문할 필요 없이 인터넷에서 대출신청부터 송금까지 3분 내에 해결한다’는 이 상품은 7개월만에 2000억원이 대출됐다고 한빛은행 주진호 차장은 밝혔다.

시중은행들도 속도경쟁에 나서고 있다. 신한 한미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은 고객에게 대출가능 여부를 인터넷으로 알려주고 있다. 헛걸음하는 고객이 없도록 대출이 가능한지를 인터넷에서 확인받은 고객만 지점으로 나오도록 한다는 점이 특징. 신한은행 김정웅 차장은 “대출여부 확인하고, 서류 마련하고, 은행지점을 찾아와 서류를 작성하는 데 짧으면 1시간 안에 가능하다”고 말했다.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신속성 익명성이 강조된 대출상품
상품취급 기관신속성익명성
무인대출시스템푸른저축은행신청 송금까지 30분화상대화만 잠시
따따따론한빛은행인터넷에서 3분대화 전혀 없음
인터넷 대출확인시중은행신청 서류준비 지점방문 등에 1∼3시간지점 방문
1시간 대출상품일본계 대금업체신청후 1시간지점 방문
현금서비스신용카드 회사신청후 1분대화 전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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