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현 무역協 수석연구원 ‘한일 시민사회포럼’ 강연

  • 입력 2002년 4월 12일 18시 16분


한국과 일본의 지식인, 시민운동가들이 참가해 동북아 국제정세 등을 논의하는 ‘한일 시민사회포럼’이 한국국제협력단 연수센터에서 12일 개막됐다.

김진현(金鎭炫) 무역협회 수석객원연구원(전 서울시립대 총장·사진)은 기조강연에서 “지구촌사회의 실현을 위해 동북아 지역 시민사회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며 동북아 지역의 지도적 역할을 강조했다. 다음은 강연요지.

▽테러의 세계화와 동북아지역〓9·11테러는 경제성장의 세계화, 기술혁신, 탈냉전의 지속이라는 미래낙관에 찬물을 끼얹고 공포, 파괴의 불안을 조성했다. 9·11테러는 가치관 차이에 의한 문명충돌적 측면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반테러대책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일방적인 무력우선의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는 다원주의적인 미국의 시민사회구조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9·11테러 이후 동북아는 가장 평화로운 지역이 됐다. 미국, 아랍, 북부아프리카, 유럽이 모두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 조직의 직간접 당사국이 됐다. 또 동북아 지역은 상대적으로 중동, 아랍권과의 정치외교관계가 소원해 중동 분쟁에 관찰자 같은 입장이 되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에서의 남북한 관계와 이 지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반미감정은 잠재적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동북아 지역의 문제와 과제〓동북아 지역의 문제는 ①세계 공해 발생의 중심지화 ②각국의 도시화에 따른 빈부의 양극화, 도시 슬럼화 등 ‘도시폭발’ ③각국의 쇼비니즘, 민족주의 감정의 격화 가능성 등이다. 이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 시민사회의 가치 실현이다.

동북아지역은 외화보유고, 인구, 식량과 에너지 소비 등 규모면에서는 세계의 지도자가 되기에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인류 문제와 세계질서, 평화질서 창조에 대한 책임의식이 부족하다. 책임의식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더욱 세계적, 개방적인 민주시민적 공동체를 이뤄야 한다. 공동체 형성의 선행 조건은 과거사정리에서 출발해야 한다. 과거에 대한 책임규명이나 보상에서 나아가 미래 개척 차원으로 승화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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