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보조금 사용 길이 막힌 휴대전화 3사가 ‘세컨드 단말기’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통화용 단말기 시장에만 집중됐던 가입자 유치 경쟁이 개인휴대단말기(PDA), 자동차, 노트북, 신용카드결제단말기 등 새로운 기기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휴대전화업계의 이런 움직임은 이미 국내 휴대전화 가입자수가 3000만명을 넘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관련업체들은 ‘세컨드 단말기’ 수요의 증가가 자연스럽게 1인 2휴대전화 시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컨드 단말기 시장을 잡아라〓PDA폰은 올 들어 세컨드 휴대전화기로 각광받는 분야. PDA, 휴대전화기, 차량항법장치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 겸용 PDA폰이 10종 가까이 나오면서 휴대전화 업체들의 PDA폰 가입자 유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길 안내나 교통정보 등 차량용 정보서비스인 텔레매틱스도 ‘세컨드 단말기’시장으로 주목받는 분야. SK텔레콤 신규포털기획팀 김영일 팀장은 “모든 차량에 휴대전화기를 내장한 텔레매틱스용 단말기가 설치되면 ‘1인 2휴대전화’ 시대가 자연스럽게 열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휴대전화 길 안내 서비스인 ‘네이트 드라이브’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 르노삼성자동차와 제휴해 텔레매틱스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KTF는 대우자동차와 공동으로 드림넷 서비스를 시작했고, LG텔레콤은 국내 최대의 자동차메이커인 현대자동차와 손을 잡았다.
무선 신용카드 리더기 시장도 경쟁이 뜨거운 분야. LG텔레콤과 KTF가 이미 단말기 사업에 뛰어든 가운데 SK텔레콤은 자회사인 KMPS를 통해 백화점, 할인점, 주유소 등 가맹점에 리더기 3만대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LG텔레콤은 디지털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와 제휴해 연간 50만대 규모의 휴대전화기 내장형 위성셋톱박스 사업에도 진출했다. 이 밖에도 각 회사는 월드컵을 앞두고 무선데이터 통신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노트북용 무선모뎀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1인 2휴대전화 전략 성공할까〓휴대전화 업체들은 음성통화 단말기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세컨드 단말기 보급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세계 통신시장을 휩쓸고 있는 불황도 국내 업체들에는 불안요인. 국내업체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규모의 흑자를 냈지만 언제 불황이 닥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세컨드 단말기 시장에 대한 업체들의 기대와 달리 시장의 반응은 아직 뜨겁지 않은 편. 대다수 가입자들이 PDA폰이나 차량용 단말기 등을 새로 보유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가입자들은 PDA폰이나 노트북용 휴대전화 모뎀카드를 장만하면 각각의 단말기에 대한 휴대전화 기본료를 별도로 물어야 하는 현행 가입제도를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택시운전사 이모씨는 “무선 결제단말기를 장만하려다 매달 기본료를 따로 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포기했다”고 말했다.
단말기 보조금이 전면 중단된 것도 세컨드 단말기 보급의 새로운 걸림돌.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PDA폰이나 차량용단말기 등 휴대전화기 이외의 기기에 대한 보조금 사용은 부분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휴대전화업계가 주목하는 새로운 단말기 시장 | |||
분야 | 내용 | ||
개인휴대단말기(PDA) | PDA에 휴대전화모듈을 붙여 음성통화 및 인터넷 통신 | ||
자동차 | 차량용 텔레매틱스 단말기 활용 | ||
노트북PC,태블릿PC | 휴대전화 모뎀카드를 노트북 등에 끼워 사용 | ||
신용카드 결제단말기 | 휴대전화기와 무선결제단말기로 신용카드 결제 | ||
위성셋톱박스 | 위성셋톱박스와의 쌍방향 인터넷 통신에 휴대전화망 활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