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당국은 통화량 감시지표인 총유동성(M3)이 연간 감시범위를 초과함에 따라 물가 안정과 통화 환수를 위해 콜금리를 인상할 뜻을 강하게 시사했다.
한국은행이 16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M3 증가율은 1월 11.6%에 이어 3월 12% 초반 수준으로 높아져 연간 감시범위(8∼12%) 상한선을 넘어섰다.
3월 M3은 1050조원 수준으로 사상 최고치이다. M3은 현금과 요구불예금, 저축성예금, 금전신탁, 양도성예금증서, 상업어음, 표지어음 등이 포함된 가장 넓은 범위의 통화지표.
또 현금에 요구불예금을 더한 통화(M1)는 3월 증가율이 26.0%에 달했다. 이는 54조원 수준으로 역시 사상 최고치이다.
한은은 가계대출이 1·4분기에 작년의 4.6배인 17조4000억원 급증하고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가격의 큰 폭 상승을 초래하는 등 저금리의 부작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승(朴昇) 한은 총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제비전21 토론회에서 “시중금리가 이미 올라 콜금리를 올려도 피해가 크지 않을 것” 이라며 “시장이 예상하고 있을 때 금리를 인상하고 그 시기는 시장의 예상과 3개월 정도의 오차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겠다” 고 밝혔다.
한은이 4일 “시장은 금리 인상에 대비해야 한다” 고 밝힌 바 있어 5∼6월 중에 콜금리(현재 4.0%)를 0.25∼0.50%포인트 인상할 뜻을 시사한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박총재는 “통화량이 지금보다 더 풀린다면 과잉유동성이 걱정되는 만큼 통화량을 조절해야 한다” 며 “물가는 지금부터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내년에는 4%를 넘어서게 된다” 고 말했다.
그는 경기과열 논란과 관련해 “부동산 주식시장 등에서 일부 과열조짐이 있지만 현재의 경기를 과열로 볼 수 없다” 며 “하반기에 과열위험이 있으나 위험 정도는 크지 않고 잠재성장률 범위라면 감내할 수 있다” 고 덧붙였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