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마음에 즐거움을 주는 창조적인 디자인의 정보기기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겉 모양보다는 기술이 항상 우선시돼 온 정보기술(IT) 업계에도 디자인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아무리 기술이 좋은 제품이라고 해도 창조적인 디자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IT 업계에 확산되고 있는 것.
최근 들어 소비자들도 정보기기의 디자인을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져 ‘기술과 문화’가 호흡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IT 분야 기업들의 디자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애플 ‘아이맥’〓“모양은 좋은데 본체는 어디 있지?” 애플의 PC 아이맥을 본 사람들은 상식의 틀을 깨는 디자인에 혀를 내두른다. 액정화면 밑에 있는 호빵 모양의 둥그런 받침대가 바로 컴퓨터 본체다. 깔끔한 디자인만큼 컴퓨터 본연의 성능도 눈길을 끈다. 본체에는 손쉽게 DVD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iDVD)가 들어있다. 직접 CD와 DVD를 구울 수 있는 ‘슈퍼드라이브’도 달았다.
▽소니 ‘클리에’(NR70)〓창공을 나는 새의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소니는 개인휴대단말기(PDA) 신제품의 디자인을 ‘윙 스타일’이라고 표현한다. 미끈한 전자수첩처럼 보이는 덮개를 180도 돌리면 6만5536 색상의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가 나타난다. 본체에는 PC 자판처럼 배열한 키패드를 달았다. 펜 필기 인식기능을 이용해 액정화면에 직접 글씨를 써서 문자를 입력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 ‘매직스테이션Q’〓데스크톱PC라기보다는 가전기기에 가까운 제품. 초슬림 디자인으로 명품 오디오시스템의 분위기다. 서브우퍼, 센터스피커, 서라운드스피커 등 5.1채널의 입체음향(돌비디지털)을 지원해 거실에 두고 홈시어터 시스템으로도 쓸 수 있도록 했다. 컴퓨터 본체와 디지털 단자로 연결되는 15인치 액정화면을 모니터로 써서 공간활용을 극대화했다. 엔터테인먼트PC라는 컨셉트에 맞춰 캠코더나 MP3플레이어 등 디지털 기기를 편리하게 연결할 수 있도록 컴퓨터 앞면에 연결단자를 달았다.
▽LG전자 플래트론 액정모니터(L1800P)〓불필요한 공간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18인치 TFT 방식 액정모니터. 액정화면의 테두리 두께를 세계 최고 수준인 17.5㎜로 줄여 고급스러운 멋을 냈다. 액정화면 자체의 기능만으로도 세계 정상급 제품. DVD나 게임기를 고해상도로 즐길 수 있는 디지털 연결 단자가 달려있다. 필요에 따라 가로 세로를 돌려쓰는 피봇 기능도 갖췄다.
▽라이카 ‘디지룩스’〓기계식 카메라로 이름 높은 라이카에서 내놓은 디지털카메라. 마그네슘 보디에 검은색 톤을 적절히 섞어 전통과 첨단 기술의 조화를 꾀했다. 빨간색 로고와 렌즈 배치 등 라이카 특유의 냄새가 곳곳에 배어 있다. 400만 화소급 화질로 디지털카메라로서의 성능도 뒤지지 않는 편. 라이카의 망원렌즈를 달 수도 있다.
▽노키아 휴대전화기(5510)〓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노키아 휴대전화기의 장점은 우수한 성능 못지않은 독특한 디자인. 특히 ‘5501’의 외관은 파격적이다. 무선인터넷 대중화 시대를 맞아 문자 입력용 키보드를 단말기 좌우측에 달았다. 화면은 5줄짜리 흑백 액정 방식. 메탈 느낌을 강조한 파랑과 빨강의 색상이 디자인과 조화를 이룬다. MP3플레이어 기능을 지원해 은은한 음악을 들으며 통화할 수도 있다.
▽카시오 전천후 디지털카메라〓장난감을 연상시킬 정도로 디자인이 독특한 디지털카메라. 둔탁하면서도 스포티한 디자인이 야외스포츠용으로 설계된 제품 컨셉트와 딱 들어맞는다. 세계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패션 전자시계 ‘G쇼크’의 디자인을 계승한 제품. 방수, 방진 기능 덕분에 물이나 먼지가 들어가 고장날 걱정이 없다. 충격에도 강해 어린이용 선물로도 안성맞춤인 제품.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