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삼성 “전자계열 대대적 구조조정”

  • 입력 2002년 4월 18일 23시 04분


삼성그룹이 초일류 전자기업으로 재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전자 계열사의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소니 등 세계 최고 전자업체들의 장점을 분석해 마련한 장기 발전전략에 따라 계열사간 중복된 업무 영역을 통합하는 등 전체 사업 부문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여기에 10년 뒤까지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신사업을 발굴해 그룹의 핵심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이를 위해 삼성은 19일과 20일 이틀간 경기 용인시 창조관에서 열리는 전자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열고 계열사별 사업부문 업무 통합 방안과 신사업 아이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전자 소그룹 대규모 사업 구조조정〓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은 최근 일본 모 전자그룹사가 계열사간 경쟁적 중복투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예로 들면서 전자 계열사의 중복투자 문제를 재정비하라고 구조조정본부에 지시했다. “잘 나갈 때일수록 미래 준비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이 회장의 최근 발언도 이 같은 지시와 맥이 닿아 있다는 분석.

이 회장의 지시로 14명의 전자 계열사 사장들은 중복된 사업영역을 효과적으로 정리할 방안을 마련해 이번 사장단 회의에서 발표하게 된다.

현재 계열사간 중복사업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각자 생산하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사업과 제일모직과 삼성SDI에 걸쳐 있는 2차전지사업, 삼성SDS와 에스원이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스마트카드사업, 삼성전기와 삼성테크윈 등이 생산하는 전자부품 사업 등 6, 7개.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는 연구기관의 기능도 새로 조율할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20일 사장단의 토론을 통해 공감대가 형성되는 구조조정안을 마련한 뒤 이와는 별도로 계열사별로 소위를 구성해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집중 논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구조조정 끝나면 신사업에 핵심역량 집중〓삼성의 목표는 세계 초일류 전자기업의 자리로 발돋움하겠다는 것. 삼성은 이를 위해 사업부문별 1위 기업의 경쟁력을 분석하고 이를 모델로 새로운 비전을 수립할 계획이다. 사장단 회의가 열리는 19일에도 선진 기업의 제품 비교전시회와 삼성경제연구소 최우석(崔禹錫) 소장의 ‘선진기업 미래전략 발표회’를 갖는다.

결국 사장단 회의를 통해 수립한 장기 비전에 따라 구조조정을 단행해 재도약 기반을 마련한 뒤 미래 고수익이 기대되는 신사업을 발굴해 전자 계열사의 핵심역량을 투입한다는 것이 삼성의 계획이다.삼성 관계자는 “현재 각 계열사가 철저한 보안 속에 신사업 아이템을 준비하고 있으며 각사의 안이 사장단 회의에서 발표되면 장시간 토론을 통해 채택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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