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대한건설협 마형렬 회장 "건설사 등록기준 강화"

  • 입력 2002년 4월 23일 17시 49분


“무자격 업체들의 난립을 막고 건강한 회사들이 자리잡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남양건설 마형렬(馬亨列·65·사진) 회장이 지난달 7일 1만2000여 건설업체를 대표하는 대한건설협회 회장에 오른 지 50일 가까이 지났다.

지방 중견업체 대표가 회원사 추대를 통해 회장에 당선되기는 마 회장이 처음. 그만큼 업계가 그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서울과 지방, 대형사와 중소업체간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율할지 관심을 끈다.

“우선 협회라는 대표기관을 통해 업계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급선무입니다. 나머지는 부차적인 문제이지요.”

마 회장이 회장을 맡은 뒤 가장 중점을 두는 사업은 업계의 구조조정과 건설사간 공생(共生). 언뜻 모순된 문제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상통하는 내용이다.

“정부가 건설업 등록 요건을 완화하다 보니 사무실도 없이 휴대전화만 들고 영업하는 무자격 업체가 난립하고 있습니다. 경쟁력 강화라는 당초 취지가 부작용만 낳은 셈입니다.”

마 회장은 건설교통부와 협조해 건설업체 등록 기준을 강화하고 부실업체를 상시 퇴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 중이다. 업체간 공동 도급을 통해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 적정 공사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도 선보일 계획이다.

대형사와 중소업체가 컨소시엄 형태로 해외에 진출하거나 일반 업체간 하도급 제한 규정을 완화하는 방법도 구상하고 있다.

“회복기에 접어든 건설업계가 외환위기 때와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율적인 구조조정이 급선무입니다.”

마 회장은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과열이라는 점을 인정하지만 이는 국지적인 현상일 뿐 정부가 직접 개입할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지방 중소도시의 주택 경기는 지금도 가라앉아 있습니다. 서울 강남에 집중돼야 할 대책이 자칫 전국의 주택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합니다.”

남양건설은 광주 월드컵경기장을 시공하는 등 탄탄한 기술력과 자금력을 인정받는 회사.

마 회장은 맨손으로 기업을 일군 자수성가형 오너답게 아직도 호텔 사우나보다는 동네 목욕탕을 애용한다.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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