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를 수직으로 쌓아 올린 뒤 장승 머리를 얹어 만든 이 조형물은 한국의 ‘전통’과 ‘첨단기술력’, 그리고 각 모니터에서 영상으로 표현된 ‘축구 축제’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조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자 장승 등 월드컵 조추첨 행사장과 홍보관을 디자인했던 ‘주역’은 LG애드 스페이스팀의 최광춘(45·崔光椿·사진) 국장.
스페이스(Space·공간) 분야란 특정 장소를 전시 및 장식으로 꾸며 기업이나 단체 제품의 이미지를 높이는 사업영역을 뜻한다.
월드컵과 관련된 홍보전시 행사가 크게 늘면서 최 국장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월드컵 기간에 전국 10개 경기장에서 사용될 각종 장식물과 전광판 하부장식 등 40억원 규모, 70여종의 월드컵 환경장식물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17년 전 최 국장이 이 분야를 처음 맡을 때만 해도 그저 광고주의 판매홍보를 계획해주는 ‘SP(Sales Promotion)’팀 역할이 전부였다.
“사내에선 마이너조직이었지만 내가 만든 행사장에서 소비자들이 직접 보고 만지면서 제품과 회사에 호감을 갖는 걸 보니 ‘살아있는 광고현장이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그는 착실히 경험과 지식을 축적했고 98년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 행사의 무대와 디자인 담당 등 굵직한 사업을 맡으면서 매년 200여억원의 매출을 회사에 안겨주고 있다.
해외전시장 견학을 위해 매년 서너 차례씩 외국을 드나드는 그는 “매체광고가 일방적 정보전달에 그치는 반면 홍보전시는 항상 소비자들과 쌍방향 교류가 필요해 제작팀에겐 현장감이 가장 중요하다”며 “앞으로 스페이스사업을 기업 행사나 전시 수준이 아니라 도시 공간의 미적 활용 차원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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