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뿐만 아니라 일부 시중은행들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0% 안팎까지 뛰어올랐고 증시에서 은행주는 이제 대표적 실적 호전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화려한 실적에 비해 수익구조는 여전히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투자 전에 이 같은 실적이 지속될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의미다.
▽화려한 성적표와 그 이면〓국민은행뿐만 아니라 이미 실적을 발표한 신한지주 한미 하나 등도 순이익이 각각 98%, 105%, 51% 증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순이익의 증가가 영업력 증가에서 나온 게 아니라 줄어든 충당금 부담 때문이라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1·4분기엔 은행별로 현대건설에 대해 수백억∼수천억원의 충당금을 쌓아야 했던 것.
실제로 은행들의 영업력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충당금 적립 전 이익의 증가는 △국민 14.5% △하나 17.9% △한미 10.5% △신한지주 39.6% 등으로 순이익 증가에 못 미쳤다.
▽여전히 부실한 수익구조〓조병문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주의 가치는 지금부터 이자수익이나 수수료 등을 통해 얼마나 실적을 끌어올리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이자수익의 경우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 한미은행의 경우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국민이 9.7%, 신한은행이 10% 성장에 그쳤을 정도.
수수료부문의 실적은 좋아졌지만 신용카드부문의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 신한은행의 수수료 수입 중 신용카드 비중은 84.7%이며 다른 은행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정부가 가계대출의 충당금 요건을 강화한 것도 단기적으로는 악재. 성병수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로 인해 올 순익이 5%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은행의 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주가 상승의 걸림돌〓하이닉스반도체가 예상보다 싼값에 팔리며 외환과 조흥의 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외환은행은 하이닉스 채권의 60%를 손실 처리할 방침이지만 시장에선 매각대금을 고려할 때 추가로 20%(약 2000억원)를 더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 애널리스트는 “신한지주와 한미은행은 덩치를 키워야 이익을 늘릴 수 있다”며 “주가 상승은 합병이 가시화된 다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주요 시중은행별 1·4분기 실적 | ||||||
구분 | 국민 | 하나 | 한미 | 신한지주 | 외환 | 조흥 |
충당금적립전 이익 | 1조1956억원(14.5%) | 1768억원(17.9%) | 1575억원(10.5%) | 3310억원(39.6%) | 3159억원(90.0%) | 4360억원(19.4%) |
순이익 | 6722억원(43%) | 1236억원(51.2%) | 923억원(105.1%) | 1904억원(98.1%) | 520억원(1.5%) | 204억원(48.9%) |
이자부문 | 1조429억원(9.7%) | 1941억원(16.3%) | 1203억원(-3.1%) | 2619억원(10%) | - | - |
ROE | 19.19% | 26.29% | 29.5 | 24.05% | - | - |
EPS | 8465원 | 3154원 | 1972원 | 2334원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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