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식에 물려 손해를 본 투자자들은 “명색이 코스닥을 대표하는 기업의 주가가 이럴 수 있느냐”며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씨엔씨의 주가 움직임〓씨엔씨는 후불식 교통카드(신용카드로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카드)의 특허를 갖고 있는 기업.
지난해 12월 26일 9660원이던 주가가 올 들어 급등해 3월 19일 2만7000원까지 올랐다. 실적 호전과 수출 증가에 대한 기대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비정상적인 주가 급등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그런데 이후 더 비정상적인 주가하락이 시작됐다. 4월 16일 2만2850원으로 떨어진 이 회사 주가는 17∼29일 9거래일 중 8일 동안 주가가 하락, 이 중 5일 하한가라는 치명타를 맞으며 29일 종가가 1만450원으로 주저앉았다. 단 9일 만에 반도막이 난 셈.
▽드러난 코스닥의 문제점〓이 회사의 주가 급등락에는 기업의 불투명한 실적 공개, 애널리스트의 토론 부재 등 코스닥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녹아있다는 지적.
지난해 씨엔씨는 후불식 교통카드의 독일 수출이 연내 마무리 될 것이라고 밝혔고 투자자도 이를 본격적인 해외수출의 가시화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지난해 완료될 것이라던 계약은 하염없이 연기됐다. 2월 말 씨엔씨의 전영삼 사장이 “계약이 곧 완료될 것”이라고 투자자를 달랬지만 아직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상태.
애널리스트의 토론 부족도 문제다. 씨엔씨는 애널리스트 사이에 찬반 양론이 극단적으로 나뉘는 기업. 이 회사를 높게 평가하는 애널리스트도 있지만 반대로 “실력은 없고 특허 하나로 버티는 기업”이라며 낮게 평가하는 이도 있다.
문제는 이런 찬반 양론이 한번도 공론화된 적이 없다는 점. 좋게 보는 이들은 목표 주가를 3만5000원까지 내다보며 찬사 일색이지만 주가가 반도막이 난 지금 별다른 해명이 없다.
반대로 나쁘게 보는 이들은 “내가 왜 나서서 안 좋은 말을 하느냐”며 아예 보고서를 내지 않는다. 투자자들은 씨엔씨에 대해 균형 있는 정보를 얻을 길이 없었던 셈.
장영수 동부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씨엔씨가 코스닥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검증과 정확한 정보전달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국 코스닥시장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녹아있다”고 말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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