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은 24세에 불과하던 1969년 동부의 모체인 미륭건설을 세워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그는 고려대 경제학과에 다니던 대학생이었다.
공화당 정권 당시 여당의 거물 정치인이었던 부친(김진만 전 국회부의장)의 후광을 전혀 입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젊을 때부터 기업인 기질을 유감 없이 보인 셈이다.
기업인의 길을 시작한 경위도 그렇지만 김 회장은 재계에서 ‘독특한 그룹총수’로 불린다. 전경련 등 경영자들의 모임에도 안 나가고 골프도 거의 안 친다. 해외출장 때 대부분 수행비서도 없이 다닌다.
대신 그는 “지독하다”는 평을 받을 만큼 사업에만 몰두한다.
일을 위해서라면 술과 담배도 끊고 걸음걸이도 바꾸는 등 자기관리도 철저하다. 다양한 분야에 걸쳐 독서를 하고 임직원들과의 토론에서 논리적으로도 밀리지 않는 편이다.
이러다 보니 그룹에서 자주 듣는 “주요 사업 현안의 최고 전문가는 김 회장”이라는 말도 단순한 ‘의례적 평가’만은 아니다.
김 회장은 1남1녀를 두고 있다. 아들(27)은 현재 미국에서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이며 딸은 결혼했다.
아직 후계 구도는 거의 거론되지 않고 있다.
대신 김 회장의 두 동생이 한때 경영에 관여했으나 몇년 전 둘 다 독립했다. 동부화재 사장을 지낸 김택기(金宅起)씨는 정치인으로 변신(민주당 국회의원)했고 김무기(金武起)씨는 자기 사업을 하고 있다.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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