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댐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처음 알려진 것은 건설교통부가 5월 7∼10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2차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금강산댐 조사계획을 안건에 올리도록 요청했다고 29일 발표하면서부터.
건교부 박동하 차관보는 “최근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에서 금강산댐의 이상 징후가 확인됐지만 이것이 댐 안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올 1월에도 금강산댐 쪽에서 갑자기 대량의 흙탕물이 내려와 인공위성 촬영을 통해 금강산댐의 3곳 정도가 함몰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다.
건교부는 북측과 조사 합의가 이뤄지면 가급적 빨리 조사단을 구성해 금강산댐의 수위와 안전 상태, 함몰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금강산댐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보강 공사에 필요한 자재 및 토목기술자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건교부는 이와는 별도로 여름철 금강산댐의 누수, 붕괴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사력댐인 평화의 댐이 유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6월 말까지 콘크리트 덧씌우기 등 보수공사를 추진키로 하고 이미 주변 진입로 공사에 착수한 상태다.
박 차관보는 “금강산댐은 저수용량이 10억∼12억t에 이르지만 현재 담수량은 6억∼7억t 정도”라며 “붕괴 등 최악의 사태를 맞더라도 평화의 댐(6억t)과 하류 화천댐(11억t)의 저수용량이 충분해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논란과 관련,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 금강산댐에 이상 징후가 있음을 파악해 놓고도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이를 은폐해왔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금강산댐은 강원 창도군 일대에 흙과 자갈을 쌓아 올려 만든 사력댐으로 정식 명칭은 임남댐. 1986년 착공됐으며 2001년 10월에 2단계 공사를 마치고 현재 담수를 진행 중이다. 유역변경식 발전용 댐으로 높이 60m, 댐 길이 94m, 저수용량 9억t이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