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하이닉스 매각이 실패로 끝나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면 다시 부실채권의 망령에 시달릴 수 있다.
재정경제부 고위 관계자는 30일 "조흥은행은 5월중 해외DR(주식예탁증서)을 발행할 계획인데 하이닉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이닉스 여신이 1조2000원인 외환은행도 해외차입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하이닉스의 미국 유진공장에 연대보증을 선 현대상선과 현대중공업은 곧바로 상환압력(1조3000억원)에 시달릴 수 있다.
외국인들의 시각도 곱지 않다. 미국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데이비드 코헨 거시경제전망국장은 "하이닉스 매각 협상이 타결되지 못해 실망스럽다"며 "이는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한국기업을 인수하는 문제를 재고하게끔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결렬 원인은 소액주주 및 하이닉스 임직원들의 매각 반대 여론에다 양해각서(MOU) 내용에 대한 이사회의 부정적 평가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MOU 승인 시한에 쫓긴 '정부와 채권단의 밀어붙이기'도 한몫 했다는 평이다.
예상치 못한 결렬 소식이 전해지자 청와대, 재경부, 금융감독위원회 등 정부 관계자들은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 그러나 시장원리에 따른 매각 원칙을 지키겠다고 확인했을 뿐 구체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는 못했다.
김두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