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채권단의 하이닉스 처리 방안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스티브 애플턴 마이크론 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상당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임시 합의안에 도달할 수 없었다”며 “면밀한 평가 후에도 관련 당사자들이 적절한 방법으로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을 발견할 수 없어 하이닉스 매입 협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하이닉스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이강원(李康源) 행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하이닉스를 매각한다는 기본 방침에는 변함이 없으며 신규 자금지원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마이크론의 매각 협상 철회가 협상전략인지 여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한편 하이닉스가 자체 운영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다른 인수자를 물색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행장은 채권단이 하이닉스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바꿔 최대주주가 된 다음 매각협상을 다시 벌이는 방안에 대해 “가능성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논의할 입장이 못된다”고 덧붙였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작년 10월 채무조정안 마련 때 모두 2조9900억원어치의 CB를 확보했으며 이를 5월말 이전에는 주당 3100원, 그 이후에는 시장가격으로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 따라서 채권단이 CB를 시가로 전환하면 75%가량의 지분을 갖게 된다.
이 행장은 하이닉스 경영진 교체와 관련해 “하이닉스 이사회가 안건을 부결했을 때 나름대로 대안이 있었을 것이고 그 대안에는 경영진 부분도 포함됐을 것으로 본다”며 추이를 일단 지켜보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한국은행 고위관계자(차관급)들이 참석한 금융정책협의회도 이날 ‘채권단 주도의 신속한 하이닉스 처리’에 한목소리를 냈다.
윤진식(尹鎭植) 재경부차관은 회의 후 “금융기관들이 하이닉스 여신에 대해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뒀으므로 추가로 충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금정협에서 재경부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7일 회의에서 콜금리와 관련해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이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재경부는 한은이 금리를 소폭 인상할 경우 경제주체들에 심리적인 충격을 주겠지만 경기상승세 둔화 등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철기자 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