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환경부는 7월 1일부터 국내 5개 정유사와 석유수입회사들을 대상으로 휘발유와 경유에 포함되어 있는 황과 벤젠 등의 함유량 수치를 공개하고 회사별로 상대평가해 1∼5개의 별(★)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전태봉(全泰峰) 환경부 대기정책과장은 “판매되는 자동차 연료가 법적 품질기준이지만 황과 벤젠 등의 함유량을 줄일 수 있도록 업체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올해에는 황과 벤젠 2개 항목(경유는 황만 평가)만을 기준으로 ‘별 등급’을 매기지만 내년부터는 항목을 늘려 종합평가한 뒤 연료품질을 비교 평가해 업체별로 자료를 공개하고 등급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산자부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연료 환경기준이 선진국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 아닌데 등급을 매겨 공개하면 무한경쟁을 유발하게 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염명천(廉明天) 산자부 석유산업과장은 “1등급(별 5개)을 확보하기 위해 탈황설비 및 벤젠회수 시설에 1조9000억원가량의 투자비용이 추가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휘발유는 ℓ당 64원, 경유는 ℓ당 29원의 소비자가격 인상요인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산자부 측은 또 국내 경유의 황함유량 기준은 430ppm으로 미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500ppm)보다 엄격하고 5개 정유사의 실제 배출량도 240∼390ppm으로 양호한 편인데 기업 이미지에 큰 영향을 주는 등급제를 법적 근거도 없이 밀어붙이는 것은 곤란하다는 반응이다.
두 정부부처의 마찰은 ‘환경개선’과 ‘기업경쟁력’이라는 명분대결과 함께 부처간 권한다툼의 성격이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