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크래커 ‘제크’가 있던 곳에 ‘자일리톨’이 들어갔습니다. 오른쪽 타자는 헬멧의 오른쪽 부분에, 좌타자는 반대로 헬멧의 왼쪽 부분에 말이죠. 물론 카메라에 잘 잡히는 부분입니다.
유니폼도 마찬가지지요. 상의 왼소매에 ‘롯데마그넷’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롯데리아’가 있었죠. 롯데그룹은 통상 그 해에 역점을 둘 사업이나 상품에 이 ‘광고판’을 활용한답니다.
스포츠 시즌이 시작되면서 유통업체들의 스포츠마케팅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현재 할인점 신세계 이마트와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의 최대 격전지는 대구입니다. 프로야구 대구구장에 가보면 두 업체의 혈전을 느낄 수 있어요. 내야에는 홈플러스의 플래카드가, 외야에는 이마트의 홈런 존이 설치돼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사랑의 홈런 쌀’이라고 해서 99년부터 삼성 라이온스 선수가 대구구장에서 홈런을 치면 홈런 하나에 20㎏ 쌀 4포대를 불우이웃 돕기 차원에서 대구시에 기증해 왔습니다. 이에 대한 보답으로 구단에서는 1, 3루 각 한 곳에 홈플러스 플래카드를 붙일 수 있도록 했죠. 여태껏 기증한 쌀은 모두 1420포대라고 하네요.
그동안 스포츠마케팅을 하지 않던 이마트는 올 4월부터 ‘묘하게’ 대구에서 마케팅을 시작했습니다. 포수 뒷부분에 광고판을 설치했고 외야에 홈런 존을 지정해 공이 넘어올 경우 타자와 이 지역 소년소녀가장에게 각각 50만원을 주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도 수원구장에 ‘현대백화점 존’을 만들었죠. 갤러리아백화점은 한화 이글스의 연고지인 대전에서 이 마케팅을 활발히 펼칩니다. 갤러리아 삼성카드만 있으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경기 가운데 정규시즌의 대전 홈 경기를 공짜로 볼 수 있답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