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4분기의 순이익이 창업주인 고 정주영(鄭周永) 전 명예회장의 자산 증여로 인한 특별이익(739억원)에 힘입은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순이익이 발생한 것은 98년 이후 처음이라고 현대건설은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98년 293억원의 순이익을 낸 이후 99년 1208억원, 2000년 2조9805억원, 2001년 8096억원 등 3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냈었다.
이 같은 경영실적 호조는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인한 비용 절감과 주택경기 호조에 따른 주택사업 활황 때문이라고 현대건설은 분석했다.
특히 채권단이 빚을 출자 전환해(2조9000억원) 2000년 말 4조4800억원에 이르던 차입금을 지난해 말까지 1조8000억원 수준으로 축소, 연간 이자 부담을 860억원가량 절감한 것도 흑자 전환의 또 다른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이상기(李相奇) 현대건설 재경본부 상무는 “올들어 수익성 위주의 수주활동을 펼친데다 원가 절감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비용을 줄인 것이 순이익을 낸 주된 요인”이라며 “이런 추세라면 6조1500억원 매출에 25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내겠다는 올해 사업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의 흑자 기조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대신증권 한태욱(韓泰旭) 수석연구원은 “이번 흑자는 지난해 충당금을 쌓으며 부실을 미리 반영한 영향이 크다”며 “꾸준한 실적을 유지할지는 향후 공사 수주 물량이나 수익률 등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