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대기업 리더들(25)]동양그룹 “구조조정 일단락”

  • 입력 2002년 5월 15일 19시 06분


현재현 회장(왼쪽)이 최근 동양시스템즈의 닷넷센터 개원식에 참석했다.
현재현 회장(왼쪽)이 최근 동양시스템즈의 닷넷센터 개원식에 참석했다.
동양그룹의 모양새가 확 달라졌다.

지난해 9월 그룹의 한 축이었던 제과 외식 엔터테인먼트 등의 사업이 오리온그룹으로 분리돼 나갔다. 동양증권과 동양종금은 지난해말 합병, 단일 회사가 됐다. 이어 올 3월에는 동양시멘트가 별도의 회사로 동양메이저에서 분리되면서 숨가쁘게 진행해온 구조조정작업이 일단락 됐다.

☞ 2002 대기업 리더들 연재보기

요즘 동양그룹은 진용을 새롭게 갖춘 만큼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현재현(玄在賢) 회장은 “지난해는 창사 이래 가장 급변했던 1년이었고 가시적인 성과도 거두었다”고 평가하면서 “겉모양뿐만 아니라 잘못된 관습도 바꿔서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사업에 투자해야 한다”며 경영진을 독려하고 있다.

현 회장은 전문경영인에게 권한을 주고 일을 맡기는 덕장(德將)형. 전문경영인은 현장 중시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룹 구조조정에 맹활약한 공신들〓동양그룹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는 프랑스의 세계적 기업 라파즈로부터 1억달러의 외자 유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가 눈에 띄게 건실해졌고 신용도도 함께 올랐다. 그 효과로 1년에 절약되는 금융비용만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그룹 측은 계산하고 있다. 그룹의 사활을 걸다시피 한 이 피말리는 합작사업을 성사시킨 1등 공신으로는 노영인(盧永仁) 동양메이저 및 동양시멘트 사장과 추연우(秋淵雨) 투자사업본부장이 꼽힌다.

노 사장은 1969년 신입사원으로 동양시멘트에 입사한 그룹 내 최고참 최고경영자(CEO)이면서 시멘트업계의 산 증인. 현 회장으로부터의 신임도 각별해 동양메이저와 동양시멘트 두 회사의 사장을 함께 맡고 있다. ‘산이 막히면 돌아가기보다 온힘을 다해 터널을 뚫고 통과한다’는 지론을 가진 정면 돌파형이다.

추 본부장은 43세로 경영진 가운데 최연소. 제조업과 금융업을 통틀어 그룹의 장기전략, 기획, 재무업무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그룹의 새로운 동력을 찾아내는 업무의 최전선에 서 있다.

▽폭 넓게 포진한 금융전문가들〓동양그룹은 증권 보험 종금 등 은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금융업에 진출해 있다. 올해 5조원대로 예상되는 그룹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금융부문이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이에 따라 금융 전문가들이 CEO로 전면에 배치돼 있다.

박중진(朴重鎭) 동양종합금융증권 사장은 동양증권 동양생명 동양종금을 거치면서 10년 넘게 현장에서 실전 경험을 쌓아온 금융 전문가. 종금 사장 시절 전국 30여개의 종금사가 문을 닫고 4개사만 살아남은 가운데 다른 종금사들을 인수, 현재의 종합금융증권을 출범시켰다.

구자홍(具滋弘) 동양생명보험 사장, 윤여헌(尹汝憲) 동양시스템즈 대표이사 부사장, 장선명(張善明) 동양투신운용 대표이사 부사장은 관(官)출신 3총사. 구 사장은 행시 13회로 경제기획원에서 근무하다 기업인으로 변신했다. 동부그룹을 거쳐 95년 동양카드 사장으로 영입되면서 동양과 인연을 맺었다. 구 사장은 만년 적자에 허덕이던 동양카드를 흑자로 돌려놓은 데 이어 동양생명 역시 취임 이래 3년 연속 흑자를 내게 만들어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고 있다.

윤 부사장은 재무부 출신으로 95년 동양생명 전무로 영입됐다. 그룹 투자사업본부장을 거쳐 지금은 그룹 내 정보사업부문을 진두 지휘하고 있다. 장 부사장은 증권감독원 출신으로 실무에 밝다는 평을 받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 동양오리온투자신탁증권의 대표를 맡아 회사 경영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

이택하(李澤夏) 동양오리온투자신탁증권 대표이사 부사장은 증권사 사원에서 출발해 대표이사까지 오른 정통 증권맨. 지난해 동양증권 금융상품 판매증가율을 업계 1위로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수익구조 개선과 수익창출을 위해 일단 수탁고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라는 영업방침을 갖고 있다.

올 3월 대표로 취임한 동양카드 김영태(金永泰) 전무 역시 20년간 증권업무에서 잔뼈가 굵어온 금융전문가. 올해를 흑자경영의 원년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실무에도 밝은 현장출신 CEO〓동양매직의 윤홍구(尹洪九) 사장은 그룹 내에서 유일한 엔지니어 출신 CEO. 85년 현장의 공장장으로 있으면서 국내에 처음으로 가스오븐레인지(매직쉐프)를 소개했다. 이후 이 분야만 맡아와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힌다.

김희선(金熙善) 동양메이저 건설담당 부사장은 30여년간 국내외 건설현장을 누벼왔다. 내실 있는 공사를 강조하면서 경영도 내실 위주로 펼쳐 외환위기 이후 어려운 사정에서도 5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동양레저 김재석(金在碩) 대표이사 부사장 역시 금융계 현장에서만 26년간 근무한 금융통. 새로운 금융상품을 만들어가듯 레저 고객들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동양그룹을 이끄는 주요 전문경연인
회 사직 위이 름나이학 력출신지
동양메이저· 동양시멘트사장노영인57계성고, 연세대 행정학대구
동양종합금융증권사장박중진51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경기
동양생명보험사장구자홍53전주고, 서울대 상학전북
동양매직사장윤홍구53춘천고, 서울대 기계공학강원
동양메이저부사장김희선58강릉상고, 한양대 건축공학서울
동양시스템즈부사장윤여헌54경기고, 서울대 상학서울
동양오리온투신증권부사장이택하50국민대 경영학충남
동양투신운용부사장장선명53문태고, 서울대 법학전남
동양레저부사장김재석54경북대사대부고, 중앙대 경영학경북
동양카드전무김영태48신일고, 서울대 법학서울
투자사업본부전무추연우43휘문고, 서울대 경영학서울
동양캐피탈상무이원하50춘천고, 강원대 법학강원
동양선물상무서문원 49경기고, 서울대 농학서울
동양창업투자상무정진석45서울고, 연세대 경영학서울
자료:동양메이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