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문화센터의 수강료는 주 1회 강의를 기준으로 월 2만∼5만원선에 불과해 매출 효과는 미미하다. 하지만 고정고객을 확보하고 관리하는 데 필수적이며 강좌를 들으러 온 김에 쇼핑을 하는 구매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눈길 끄는’ 강좌를 마련하려는 백화점측의 노력도 다양하다.
백화점 문화센터는 80년대 손뜨개, 재봉틀 사용법, 꽃꽂이 등 주부를 위한 강좌로 시작했다. 90년대 초·중반에는 취미생활, 교양강좌, 자녀 교육, 스포츠 등으로 강좌가 세분화됐다. 주부 노래대회식의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끈 것과 맞물려 ‘주부 노래부르기’가 단연 최고 인기 강좌였다. 90년대 중반 이후에는 레저와 스포츠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사격 수상스키 스쿼시 승마 골프 등이 인기 강좌로 떠올랐다.
98년부터는 백화점 문화센터에서도 ‘IMF형 문화 강좌’가 등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의 ‘IMF를 이기자-불황을 극복하는 재테크’를 비롯해 여성 부업 가이드, 알뜰 가계 운영법 등이 생겨났다. 또 종이접기 등 강좌를 마친 후 창업을 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과정’도 선보였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강좌의 대상이 노인 어린이 남성 등으로 확대됐다. 실버 컴퓨터 강좌, 실버 건강댄스 등 구매력 있는 장·노년층 강좌, EQ 개발을 위한 영재교육, 왕따 문제를 염두에 둔 ‘어린이 리더십 트레이닝’ 등이 나왔다.
작년부터는 테이블 매너, 이미지 메이킹, 서양미술사 등 ‘상류층 문화’와 관련한 강좌가 크게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퍼스트 클래스 아카데미’라는 고품격 문화 강좌를 시작해 1년반 만에 강좌 수를 8개에서 24개로 늘렸다. 또 올해 여름학기부터는 20대만을 위한 ‘영 노블리안 클래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