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동부지역에만 6만개가 넘는 IT 관련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있는 상황에서 86년 설립된 이 회사가 이 같은 실적을 올린 것은 괄목할 만한 일. 버지니아주 패어팩스 카운티에 본사가 있는 STG사는 지난해 1억2000만달러(약 15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12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이씨는 22일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어느 누구와도 경쟁할 수 있는 기술과 미국 시민권자에겐 인종에 관계없이 똑같이 적용되는 법, 미국의 투명한 공개입찰 제도 때문에 이 같은 성장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정보 보안 관제 서비스 및 컨설팅을 제공하는 STG사는 미 국방부 국무부 교통부 등 26개 연방기관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비자발급 강화를 위한 국무부의 비자처리 시스템의 구축과 운용, 미 육군의 전산망 구축 등 민감한 사업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이씨는 72년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 대기업체에서 근무하다 79년 미국으로 이민 왔다. 컴퓨터 회사에 다니고 있던 처남의 영향으로 컴퓨터의 중요성에 눈을 뜬 그는 몇 군데 컴퓨터 회사와 통신회사 등을 거치면서 전문적인 기술과 지식을 습득, 자신의 회사를 창업할 수 있었다.STG 본사 회의실엔 ‘전쟁 지휘실(War Room)’이라는 문패가 붙어 있다. 회사 관계자들은 중요 프로젝트가 있으면 직원들이 회사에서 주말도 없이 24시간 일을 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했다. 이씨는 2년 전 한국에 STG 씨큐어리티라는 자회사를 설립한 데 이어 한국에서의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미국보다는 수익성이 떨어지지만 주한미군의 프로젝트 등과 관련, 뭔가 고국을 돕고 싶은 생각에서다. 그는 이와 함께 한국 IT 기업들이 미국 공공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STG의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