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는 29일 하반기 경기가 불투명한 점 등을 고려해 승용차의 특소세 탄력세율 적용시한을 당초 6월 말에서 2개월 연장해 8월 말까지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경수(崔庚洙) 재경부 세제실장은 “국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과 미국, 유럽연합(EU) 등의 탄력세율 적용 연장요청 등을 고려했으며 18만대나 되는 승용차 주문 대기자 해소를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면서 “특별한 경제상황의 변화가 없다면 8월 이후 특소세 인하 추가 연장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배기량 2000㏄ 이상 승용차는 10%, 1500∼2000㏄ 승용차는 7.5%, 1500㏄ 이하는 5% 등 인하된 특소세율이 8월 말까지 공장에서 출고되는 승용차에 연장 적용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아반떼 1.5’는 취득세 등록세 채권 등을 포함해 24만2000원, ‘EF쏘나타 2.0’은 57만2000원, ‘벤츠 5.0’은 957만원 싼 가격으로 살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특소세 혜택기간이 연장됐지만 주문이 밀려있는 현대차의 그랜저XG, 에쿠스, 싼타페 등과 기아차의 쏘렌토는 지금 신청해도 9월 이후에나 차를 넘겨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차를 구입할 때 8월 말까지 인도받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4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5.7%로 높게 나타난 데다 내수가 급증하는 등 경기과열우려가 있는데도 정부가 특소세 인하를 연장한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양대 경제학부 나성린(羅城麟)교수는 “정부가 경기회복의 지속성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코앞에 닥쳐온 선거와 미국의 통상압력 등을 고려해 2개월 연장이라는 어정쩡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