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재정 파탄을 막기 위해 추가 건설을 포기해야 한다.”
대구와 대전에서는 지하철 건설 문제를 놓고 시장후보들 사이에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건설한 지하철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추가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지하철 건설에 투입할 예산을 다른 부문에 쓰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에서는 한나라당 조해녕 후보가 계속 건설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무소속 이재용 후보는 반대 입장이다.
조 후보는 “지하철이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4개 노선이 순환선과 십자(十) 노선을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대구는 버스와 지하철 이용객 전체 수가 하루 100만명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지하철 건설 자체가 불필요했다”며 “현재 건설 중인 1, 2호선 공사만 마무리짓고 3, 4호선 건설계획은 백지화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대전에서는 현 시장인 자민련 홍선기 후보가 지하철 건설을, 한나라당 염홍철 후보는 지하철 추가 건설 백지화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홍 후보는 “차량 증가율 1위인 대전에서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하철 도입과 같은 획기적인 교통 수단의 변화가 필수적”이라며 “현재 건설 중인 1호선 외에 2∼5호선도 서둘러 건설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염 후보는 “대전시와 홍 후보는 지난해 1호선에 782억원의 시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했으나 216억원을 확보하는 데 그쳐 차질을 빚고 있다”며 “5조원에 달하는 재정 수요를 감당할 방법도 찾지 못한 채 거창한 계획만 발표해놓았다”고 비판했다.
대구와 대전 시민들 사이에서도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 지하철 건설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 시장 선거에서 최대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대전〓이광표기자kplee@donga.com
대구〓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