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99년 삼성생명 주가를 70만원으로 평가해 채권단의 손실을 보전한 만큼 이번 평가는 ‘삼성자동차 부채처리’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본보 1일자 A13면 참조)
삼성생명의 총자산은 99년 3월 말 36조원에서 지난해 말 64조원으로, 자기자본은 5894억원에서 5조3547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이처럼 회사가치가 급증했는데도 주가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이유에 관심이 쏠리는 것.
생명보험사 주가는 상장으로 생긴 자본이득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99년 삼성그룹은 자본이득을 100% 주주 몫이라는 전제로 주가를 70만원으로 봤지만 ABN암로는 배당상품 때문에 이익의 상당부분을 계약자 몫으로 봤을 가능성이 높다. 회사가치가 급증해 주가는 70만원보다 훨씬 높아야 하는데도 실제로는 절반에 불과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이번 시장 평가에 따라 삼성차 채권단과 삼성그룹 사이의 부채 논란도 다시 거세질 전망이다.
채권단은 “계약대로 2조4500억원을 보상하고 2001년부터는 연체이자도 연 19%로 물어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삼성 측은 “상장 실패는 정부의 책임”이라며 버티고 있다. 즉 삼성생명이 상장되지 못한 만큼 손실 보전을 위해 내놓은 350만주가 약속한 금액에 부족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
금융연구원 정재욱 박사는 “삼성생명 주식이 시장에서 32만5000원으로 평가된 만큼 상장지연을 이유로 보상 책임을 회피하는 삼성 측 입장은 군색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삼성생명의 기업가치 변화 | ||||
구분 | 99년3월 | 2000년3월 | 2001년3월 | 2002년3월 |
총자산 | 36조3764억원 | 46조5977억원 | 53조5040억원 | 64조2203억원 |
자기자본 | 5894억원 | 2조1438억원 | 3조2268억원 | 5조3547억원 |
순이익 | 956억원 | 3098억원 | 2471억원 | 6308억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