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업체들〓가전업계 맥주업계 항공업계 제지업계 음료업계에 월드컵은 즐거운 이벤트가 아닐 수 없다. 경기를 좀 더 실감나게 보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5월 이후 대형TV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폭발적으로 늘었다. 특히 벽걸이TV의 매출은 작년보다 5∼7배가량 늘었다.
맥주업계도 희색이다. 대형 할인점의 맥주 매출은 요즘 평소보다 10% 이상 늘었다.
항공업계도 즐겁기는 마찬가지. 비수기인 6월에 성수기 못잖은 호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5월 중순부터 중국과 유럽노선에 특별기를 투입했다. 일본 노선은 당초 예상에 못 미쳤지만 나머지 노선은 좌석이 꽉 찼다. 덩달아 항공특송업계와 렌터카업계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당초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홈쇼핑업계는 뜻밖의 호황을 기대하고 있다. 의외로 매출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 홈쇼핑업계는 한국 대표팀이 선전하면 매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홈쇼핑은 4일 폴란드전에서 한국팀이 승리하면 구매금액의 최고 50%를 되돌려주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선거 특수를 누리고 있는 제지업계는 월드컵에 따른 인쇄물 수요까지 겹쳐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음료업계와 스포츠용품 업계도 특수를 잡느라 분주하다.
▽우는 업체들〓백화점 할인점 등은 걱정이 대단하다. 백화점은 특히 차량 2부제로 인한 매출 타격까지 겹쳤다. 할인점도 매장이 한산할 정도로 손님이 줄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영업시간을 연장하거나 경기 직전 판촉행사를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식업계와 영화관 등 엔터테인먼트 업체들도 울상이다. 월드컵만한 ‘오락거리’가 없기에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 실제로 개막전이 열리던 지난달 31일 밤 영화관은 금요일 대목시간이었는데도 손님이 평소보다 20% 이상 줄었다. 서점가 역시 분위기는 썰렁하다.
호텔업계는 규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 특급호텔은 객실점유율이 작년보다 높아졌고 특히 객실료가 비싼 스위트룸이 많이 찼다. 하지만 중저가호텔은 티켓 및 호텔예약 대행업체인 바이롬사가 4월 말 무더기로 예약을 취소하는 바람에 예약률이 뚝 떨어져 울상이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