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대기업 리더들<32>]대한전선-일진그룹-아남반도체

  • 입력 2002년 6월 10일 19시 02분


《전자·전기업종은 반도체부터 광(光)케이블까지 사업 내용이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물론 이 분야는 삼성 LG 등 주요 그룹 계열사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 이밖에 전선업계 대표주자인 대한전선, 창업 30여년만에 8개 계열사를 거느리게 된 일진그룹, 한국 전자산업의 선구자 아남반도체 등이 전자·전기업계의 주요 기업으로 꼽힌다. 기술 개발이 기업의 핵심 역량인 만큼 중심 경영진에 공과대학 출신 엔지니어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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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그룹

1950∼70년대 재계를 풍미하며 한때 재계 서열 4위까지 올랐던 대한그룹의 주요 계열사중 하나였다. 대한그룹 창업주인 고 인송 설경동(仁松 薛卿東) 회장의 3남인 설원량(薛元亮) 대한전선 회장은 형제들간에 이뤄진 계열분리 후 자신이 맡은 대한전선을 12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키웠다. 대한전선 경영진에는 설 회장과 같은 경기고 서울대 출신이 많다. 설 회장은 서울대 상대 출신이지만 일찍부터 기술에 관심이 많아 ‘서울대 상대 기계과 출신’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일찍부터 공학도들과 교류가 많았다.성숙기에 접어든 전선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초고압케이블, 광통신케이블 등 고부가가치 시장에 진출해 LG전선을 제치고 대한전선을 전선업계 1위로 도약시켰다.

이청용(李淸龍) 사장은 설 회장과 고교 및 대학 동기동창 사이. 서울대 전기공학과 출신으로 설 회장과 학창시절부터 잘 알던 사이였다.

이 사장은 대학 졸업 직후 1968년 대한전선에 입사해 회사와 함께 성장했다. 해외사업의 불모지였던 국내 전선업계에서 수출의 개척자이며 기획 분야를 거친 해외영업통. 공대 출신이지만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몇 개 외국어를 구사하며 두뇌 회전이 빠른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경영전략실장을 맡고 있는 임종욱(林鐘昱) 전무는 입사 후 재무분야에서 오래 일했다. 1999년 알루미늄사업부를 분리해 캐나다 알칸사와 합작투자법인을 설립할 때 외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하고, 최근 무주리조트를 운영하는 쌍방울개발을 인수하는 등 사업구조개편과 경영전략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충호(李忠浩) 영업총괄 전무는 안양공장에서 오랫동안 생산과 기술개발업무를 맡았으며 현재 노사 화합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홍승노(洪承魯) 관수(官需)영업부문 상무는 한국전력과 KT(옛 한국통신)납품 등 관납(官納) 부문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대한전선의 주요 경영진
직위 이름 나이학력출신지
회장설원량 60경기고, 서울대상학과, 텍사스주립대 경영대학원 졸업서울
사장이청용 60경기고, 서울대 전기공학과서울
전무이충호 56경기고, 한양대 전자공학과충북 영동
전무임종욱 54선린상고, 고려대 경영학과서울
상무홍승노 52경북대 사대부고, 연세대 경영학과대구
자료:대한전선

◇일진그룹

1967년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허진규(許鎭奎) 회장이 자신의 집 창고에서 배전용 부품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 그룹의 시작이다. 창업 35년만에 경금속 방송사 등 8개 계열사에 연간 매출 1조원을 바라보는 그룹으로 성장했다.

금속 분야에서 출발했지만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광케이블, 전력기기, 공업용 다이아몬드 등 신소재 전기전자부품으로 사업을 늘려온 기업답게 엔지니어출신 경영층이 두텁다.

㈜일진의 대표이사인 이교진(李敎珍) 부사장은 허 회장의 전주고와 서울대 금속공학과 직속 후배. 1999년 일진산전에 있을 때 비(非)상장사인데도 국제금융공사(IFC)로부터 외자유치에 성공하면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고, 지난해에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일진의 알루미늄사업부를 과감하게 정리했다. 일진다이아몬드의 김규섭(金圭燮) 사장도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온 기술인 출신. 풍부한 기술적 지식을 바탕으로 사업 아이디어가 넘친다.

일진소재산업의 대표인 김윤근(金潤根) 전무 역시 전주고,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나온 허 회장의 후배로 서울대에서 공학박사까지 받은 기술 전문가. 1984년 일진에 합류해 일진소재산업의 핵심 품목인 인쇄회로기판(PCB)용 동박(銅箔)을 개발한 주역으로 동박 기술에서는 국내 1인자로 자부한다.

일진그룹의 주요 경영진
회사직위이름나이학력출신지
일진그룹회장 허진규 62전주고서울대 금속공학과 전북부안
㈜일진부사장 이교진 51전주고 서울대 금속공학과전북김제
일진전기부사장 홍순갑 55서울삼선고한양대 법학 서울
일진다이아몬드 사장 김규섭 57경남고서울대 전기공학부산
일진소재산업 전무 김윤근 52전주고서울대 금속공학과전북고창
자료:일진그룹

◇아남반도체

한국 전자산업의 개척자인 아남그룹의 후신. 1953년 김향수(金向洙) 명예회장이 창업해 92년 장남인 김주진(金柱津) 회장에게 물려준 아남그룹은 재계 21위에 오른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외환위기를 맞아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쳐야 했다. 98년 아남산업이 아남반도체로 개칭했다. 김 회장은 현재 아남반도체의 최대주주인 미국 앰코테크놀로지사의 대주주다.

김규현(金奎炫) 대표이사 사장은 아남이 외환위기로 부도위기에 몰렸을 때 과감한 구조조정과 외자 도입에 앞장서 회생과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1등 공신으로 꼽힌다.

74년 아남산업에 입사한 후 자금 및 수출입부서와 그룹 기조실장을 두루 거치면서 어려운 시절을 온몸으로 헤쳐왔다. 최근엔 생산라인에서 작업복을 입고 근로자와 함께 1주일 이상 숙식할 정도로 현장 경영을 중시한다. 비서실장인 김이환(金貳煥) 사장은 1992년 홍보담당 임원으로 영입돼 아남반도체의 위상을 더욱 높인 PR전략 전문가. 성실성과 친화력 덕분에 각계 각층에 지인들이 엄청 많다. 장기석(張基錫) 부사장은 대부분의 경력을 미국 기업에서 보낸 해외 엔지니어 출신 경영인. 기술개발과 품질개선, 해외 고객관리 실무를 도맡고 있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아남반도체의 주요 경영진
직위 이름 나이 학력 출신지
사장 김규현 53 명지대 무역학과 서울
사장비서실장 김이환 60 대전보문고 중앙대 신방과 충남
부사장 장기석 63 서울고 연세대 물리학과 서울
전무 황정모 49 경북 후포고 부산대 전자공학과 경북
자료:아남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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