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병윤(朴炳潤) 정책위의장은 10일 기자와 만나 “하이닉스의 생사 여탈권은 삼성전자가 쥐고 있다”며 “삼성의 책임 있는 최고경영자(CEO)에게 반도체 생산량을 줄여 세계 반도체 시장질서를 유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10∼20% 감산하면 현재 2달러인 반도체 가격이 5∼8달러대로 뛰어오르게 돼 하이닉스는 충분히 독자생존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반도체시장의 ‘리딩 컴퍼니’로서 반도체 가격을 주도할 수 있고 마이크론과 하이닉스도 삼성전자의 말을 듣지 않을 수 없다”며 “삼성 고위층으로부터 적극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 등 하이닉스 해외매각을 주도하는 정부 부처에도 연말까지 이 문제에서 손을 뗄 것을 요구하고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과 우리은행에도 해외매각을 서두르지 말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한구(李漢久) 선대위 정책본부장은 “하이닉스 문제는 정치논리를 배제하고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며 “박 의장 얘기는 정치권의 무리한 개입으로 비쳐 국가신인도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또 “민주당이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의식해 하이닉스를 억지로 살리려 하고 있다. 이는 결국 하이닉스 문제를 다음 정권에 떠넘기려는 것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