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광고시장에서 외국계 광고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폭 늘어나게 된다. 또 국내외 업체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LG애드의 광고 취급액(6320억원)은 6∼10대 광고회사들의 취급액을 합친 물량(7137억원)에 육박하는 수준.
외국계 광고회사들의 한국 광고시장 점유율은 △1998년 7.6% △1999년 13.1% △2000년 33.3% △2001년 36.1%로 급증세를 보여왔다.
외국계 광고회사들은 올 1·4분기(1∼3월)에도 두드러진 성장세를 이어갔다.
1998년 12월 SK그룹 계열 태광멀티애드를 인수하면서 한국에 진출한 미국계 TBWA코리아는 올 1·4분기에 전년동기대비 69%나 증가한 750억원의 취급액을 올렸다.
TBWA코리아는 경기 둔화로 거의 모든 한국계 광고회사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한 지난해에도 취급액이 40.1%나 증가해 눈길을 끈 바 있다.
보광그룹과 일본 1위 광고회사 덴쓰의 합작사인 휘닉스커뮤니케이션즈도 올 1·4분기에 전년동기대비 45% 늘어난 359억원의 취급액을 올렸다.
미국계 JWT가 지난해 9월 한국의 애드벤처월드와이드를 인수하면서 설립한 WPPMC코리아는 올 1·4분기 350억원의 취급액으로 단숨에 광고업계 7위로 뛰어올랐다.
이밖에 맥켄에릭슨코리아(미국계) BBDO동방(미국계) 등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외국계 광고회사들의 한국시장 점유율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다국적 광고업체들이 한국을 전략적인 시장으로 보고 한국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
미국계 광고회사인 BBDO월드와이드가 50.1%의 지분을 가진 BBDO동방의 박재범 사장은 “중국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한국 광고시장은 세계 10대 광고시장으로 손꼽힌다”면서 “다국적 광고회사로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에 진출하는 외국기업들이 늘고 있는 추세여서 이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다국적 광고회사들의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국계 광고회사들의 공략에 맞서 한국 광고회사들도 영업을 강화하고 있어 외국계-한국계 광고회사간 무한(無限)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국내 광고회사 관계자는 “그룹 계열 광고회사에 거의 모든 광고를 맡겨왔던 계열사들이 경쟁프레젠테이션(PT)를 통해 경쟁력있는 광고회사에 발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는 선진 노하우를 가진 외국 광고회사들과 창의력으로 맞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10대 광고업체의 2001년 취급액 현황(단위:억원) | ||
업체 | 취급액 | 비고 |
제일기획 | 9,243 | 삼성그룹 계열 |
LG애드 | 6,320 | 세계 최대 광고그룹 영국 WPP 인수 예정 |
금강기획 | 4,887 | 영국계 CCG 80% 지분 보유 |
대홍기획 | 3,060 | 롯데그룹 계열 |
TBWA코리아 | 2,647 | 미국계 TBWA가 1998년 SK그룹 계열 태광멀티애드 인수하면서 설립 |
웰콤 | 1,750 | 한국계 독립광고회사 |
WPPMC코리아 | 1,547 | 미국계 JWT가 작년 9월 한국의 애드벤처월드와이드를 인수하면서 설립 |
휘닉스 커뮤니케이션즈 | 1,500 | 일본 1위 광고회사인 덴쓰 40% 지분 보유 |
오리콤 | 1,289 | 두산그룹 계열 |
코래드 | 1,051 | 유럽계 투자회사 GMH 등 100% 지분 보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