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김재한씨 등 축구선수 출신 금융인 인기몰이

  • 입력 2002년 6월 11일 18시 09분


김재한씨, 김정희씨, 이병재씨 (왼쪽부터)
김재한씨, 김정희씨, 이병재씨 (왼쪽부터)
요즘 금융계에서는 월드컵 열기에 힘입어 운동선수, 특히 축구선수 출신 금융인들의 인기가 높다.

‘차범근 센터링-김재한 헤딩슛’이란 말이 나올 만큼 한때 축구스타로 유명했던 국민은행 김재한 강동지역본부장에게는 “한국-미국전 평가를 해 달라” “16강 진출이 가능하냐”는 등의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김 본부장은 “축구팀 감독을 마치고 차장부터 은행원을 시작한 뒤 생소한 금융용어를 익히느라 남들보다 2배 이상 노력했다”며 “하지만 고객들이 먼저 알아보고 믿어준 것이 큰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대한생명 총무부 김정희 차장도 축구 국가대표를 지냈다. ‘히딩크 대표팀’의 박항서 코치는 김 차장의 1년 후배. 김 차장은 10일 한미전 직후 “설기현 선수가 골찬스를 3번이나 놓쳤는데 현장의 선수로선 정말 넣기 힘든 찬스였느냐”는 회사동료들의 ‘항의’를 받고 진땀을 흘렸다. 김 차장은 “축구선수 경험이 보험영업소장 시절 직원이나 설계사를 통솔하고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이병재 검사실장은 경북고와 고려대에서 야구선수를 했다. 강직한 성품으로 ‘자로 잰 듯해야 하는’ 은행규정 준수여부를 살피는 검사실장에 적격이란 평을 듣는다. 이 실장은 금융권에서 ‘유명한 형들’을 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이경재 전 기업은행장, 이명재 검찰총장, 이정재 전 재경부 차관의 동생이다.

또 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인 김원기씨도 지난해 말까지 삼성생명 차장을 지냈다. 굿모닝증권 분당지점의 백장기 차장은 유도국가대표 출신으로 현재 금융상품팀장을 맡고 있고, 신동아화재 최홍식 과장은 청소년 축구대표 출신. 월드컵 한국조직위원회 조정수 경기국장은 국가대표 축구선수를 거쳐 30년 가까이 서울은행에서 근무한 뒤 다시 축구와 인연을 맺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운동선수가 섬세한 금융과 잘 맞지 않는 측면도 있지만 선수출신 금융인들이 뚝심으로 잘 극복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