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피의자 청와대 초대라니…" 유상부회장 포함 논란

  • 입력 2002년 6월 11일 18시 28분


19일 청와대에서 열릴 예정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주요 대기업 그룹 총수들과의 오찬 초청대상에 김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의 비리 의혹과 관련돼 물의를 빚은 유상부(劉常夫) 포스코 회장이 포함돼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유 회장은 구속 중인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씨의 부탁을 받고 지난해 4월 주식 가격에 대한 검토도 않고 포스코 6개 계열사가 당시 시가 2만원 상당의 TPI 주식 20만주를 주당 3만5000원에 사는 데 개입한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재계순위에 따라 유 회장이 초청 대상에 포함된 것은 당연하다”며 “이에 대해 다른 해석이 나오는 것은 어처구니없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도 “아직 재판 과정도 시작되지 않았는데 유 회장이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중단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재계 순위 6위인 포스코 회장이 초청대상에서 빠졌다면 오히려 더 오해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모양이 자연스럽지는 않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재계에서도 유 회장에 대한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데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포스코가 여전히 정치권력의 ‘입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이 커진 상황에서 유 회장이 초청대상에 포함돼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 분위기에서는 청와대 오찬에 참석하는 다른 대기업 총수들이 유 회장과 함께 앉아있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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