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1차 전지 "울고" 2차 전지 "웃고"

  • 입력 2002년 6월 13일 22시 02분


리모컨과 완구 등에 사용되는 알칼리망간건전지인 1차전지와 휴대전화 노트북PC 등에 주로 사용되는 것으로 재충전이 가능한 2차전지업계가 상반된 운명을 맞고 있다.

외국업체의 국내시장 잠식으로 위축되어 있는 1차전지업계는 중국산 수입제품에 대한 덤핑관세마저 면제되거나 낮아지는 방안이 검토 중이어서 더욱 입지가 좁아질 전망. 반면 2차 전지는 정부가 ‘미래성장산업’으로 지정해 집중적인 지원을 할 예정이다.

산업자원부는 지난달 전지연구조합 LG화학 삼성SDI 등 관련업체와 대학 연구소 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2차전지산업 발전전략 위원회’ 회의를 갖고 2차전지산업을 반도체 디스플레이에 이은 첨단미래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차세대전지기술 개발, 인력양성, 정부지원 방안 등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작성해 정책에 반영함으로써 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일본과의 기술격차를 줄이는 등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김경수(金京洙) 산자부 반도체산업과장은 “무선통신기기와 전기자동차 등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2차전지 세계시장 규모도 올해 131억달러에서 2006년 157억달러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미래의 효자산업으로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산자부 산하 무역위원회는 최근 중국산 수입 알칼리전지에 부과해 온 반덤핑 관세 26.7%를 면제 또는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에너자이저사는 싱가포르법인을 통해 수출하는 건전지에 한국정부가 반덤핑 관세를 물리자 중국법인을 통해 ‘신규 수출자 조사’를 신청했고 무역위는 이를 받아들였다.

싱가포르와 중국의 합작법인인 ‘에너자이저 차이나’는 반덤핑 관세를 물고도 1차전지의 한국시장 점유율이 39%를 차지하고 있어 무역위가 감면 또는 인하 판정을 내릴 경우 국내시장을 더욱 빠르게 잠식해 나갈 것으로 국내업계는 우려하고 있다.지난해 국내 1차전지시장에서 알카바와 벡셀 등 순수 국산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7.9%에 불과한 실정이다.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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