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 고개 들어〓트리플위칭데이인 12일 외국인은 979억원어치 팔았다. 프로그램 매물을 제외하면 순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14일도 마찬가지. 전날 다우지수가 114.91포인트 하락하고 나스닥도 다시 1,500선이 붕괴됐지만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서 42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주가는 바닥권에 들어섰다. 외국인이 매도를 일단락짓고 매수로 돌아설 조짐”이라고 말했다.
SK증권 오상훈 투자전략팀장도 “외국인이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면서 IT주식을 적극 매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과 미국 증시의 차별화도 외국인 매수의 근거다. 주요 20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 가운데 15명이 “하반기 한미 증시 동조화가 약해진다. 미국 주가가 소폭 오르면 한국 주가는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증권 박문광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IT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0∼50배다. 한국은 10배 이하다. 이는 언제든지 한국 투자를 늘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일러〓LG증권 홍콩법인의 영업담당 김종우씨는 “아직 한국 투자를 늘릴 만한 이유가 없다는 게 외국계 펀드매니저들의 일반 시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불안하고 한국 주식 비중이 여전히 기준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 주가 상승률이 연초 대비 18%로 높은 것은 여전히 차익 실현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홍콩에 있는 크레디에그리콜애셋매니지먼트의 펀드매니저 縣온펑은 “한국 증시가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780선에서 사서 860선에서 파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미래에셋 이정호투자전략팀장도 “미국 경제가 불안하면 아시아 경제도 좋을 까닭이 없다. 아시아 등 이머징마켓은 세계 주식시장의 4%에 불과하다. 이머징마켓은 미국 증시의 대체 투자처가 될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불투명한 반도체 IT경기도 외국인 매수의 걸림돌이다. 외국인이 매수에 나선다면 그 시기는 3·4분기 말로 전망됐다. 외국인 매수의 전제 조건인 △미국 증시 안정 △한미 기업 실적 뒷받침 △IT 반도체 경기 회복 등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역시 블루칩〓우리증권 신성호이사는 “외국인은 기업 실적이 좋고 주식의 유동성이 높은 주식을 산다. 하반기에도 핵심 블루칩을 사들일 것이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박시진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은 당분간 철강 화학 등 소재주를 주로 매입할 것이다. 3·4분기 말 IT 반도체로 매수 초점이 바뀔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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