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컵 공식후원사인 현대자동차 경영진은 가장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세계 해양박람회 추진위원장도 맡고 있는 정몽구 회장은 월드컵 기간 중 현대 기아차 이미지는 물론 한국의 국가 위상을 높이는 데도 신경 쓰고 있다.
정 회장은 피어 찰스 도미니카 총리, 토미 레멘게사우 팔라우 대통령, 하게 게인고브 나미비아 총리 등 각 국의 정상급 인사 20여명을 초청, 월드컵 경기를 함께 관람하거나 울산 현대차 공장견학을 직접 안내했다. 또 중국에서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베이징자동차 측 인사들을 초청, 월드컵 관람을 제공하고 본계약도 체결했다.
김동진 현대차 사장은 헬무트 판케 BMW회장을 초청, 접대했으며 전현찬 부사장은 돈 지글만 미국 앨라배마 주지사과 함께 한미전을 관람했다.
현대차와 함께 월드컵 공식후원사인 KT 자회사인 KTF도 월드컵을 해외 사업활성화의 계기로 삼기 위해 이용경 사장을 포함해 전 임원진이 해외 CEO 접대에 나섰다.
이 사장은 서울에서 열리는 모든 본선 경기에 해당국의 유력 통신업체 CEO를 초청했다.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터키전에는 최근 제휴를 맺은 중국의 CEC 텔레콤 장푸춘 회장과 그레이트 월그룹의 장지카이 부사장, 퀄컴의 어윈 제이콥스 회장 등을 초청했다.
특히 외국 경영진이 한국문화와 IMT-2000서비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이들에게 ‘정보기술(IT)강국 한국’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LG그룹 구본무 회장과 LG전자 구자홍 부회장은 올해 LG필립스LCD주주총회를 이번 월드컵 기간 중인 9일 개최했다. 10일에는 파트너 회사인 네덜란드 필립스의 제럴드 크라이스터리 회장과 함께 대구에서 열린 한미전을 지켜봤다.
삼성전자의 윤종용 부회장과 진대제 사장은 미국 최대 전자유통회사인 베스트바이의 브래드 앤더슨 회장을 만났다. 윤 부회장 등은 브래드 회장과 두 회사간 거래를 늘리는 방안을 논의했다.
SK 손길승 회장은 월드컵 경기를 가장 많이 관람한 CEO. 지난달 31일 개막식은 물론 브라질-터키전, 한국-포르투갈전, 중국-터키전을 봤으며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준결승전도 관람할 계획이다.
개막식과 중국 경기에는 중국의 IT업계 주요인사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으며 준결승전에는 다국적 에너지기업인 셸과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임원진을 초청할 계획. ‘붉은 악마’ 후원사인 SK텔레콤의 표문수 사장은 대학로나 서울시청에서 응원전을 펼쳤다.
이 밖에 포스코 유상부 회장은 중국 상하이보강 쉬다취안(徐大銓) 회장, 대만 CSC 궈옌투(郭炎土) 회장, 신일본제철 지하야 아키라 사장 등 세계 철강업계 CEO들을 대거 초청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김광현기자 kkh@donga.com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