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신운용의 유병득(兪炳得·51) 신임 사장은 18일 ‘고객 성공의 기반이 되는 회사’라는 경영 비전을 힘주어 말했다.
유 사장은 삼성생명 채권부장과 주식부장, 삼성투신 정보담당이사(CIO) 등을 지낸 ‘삼성맨’이자 업계에서는 드문 펀드매니저 출신 최고경영자(CEO).
유 사장은 17일 취임 이후 첫 인사를 통해 주식담당CIO라는 자리를 마련하고 그 아래에 펀드운용은 하지 않고 투자전략 수립만 전담하는 운용전략실을 만들었다. 기존의 리서치 기능과 펀드운용 기능을 유지하면서 전략적 포트폴리오 수립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좋은 주식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큰 틀에서 경제와 시장 상황을 보고 전략적으로 투자 자산을 배분하는 스트래티지스트의 역할이 더 중요합니다.”
경제와 증시의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개별 기업의 내재가치만을 보는 가치투자론자의 투자방식은 들어맞지 않을 때가 많다는 것이 유 사장의 판단이다.
유 사장은 업계 1위였던 과거의 영광에 얽매여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데 인색했던 보수적인 조직문화도 바꿀 생각이다. 신설된 운용전략실장과 채권담당CIO자리에 비록 외부인사라도 능력만 있다면 과감하게 기용하겠다는 것.
유 사장은 한국투신운용의 수탁고가 업계 4위로 떨어지고 펀드들의 수익률도 함께 하락하는 어려운 시기에 사령탑을 맡았다.
그는 “당장의 업계 순위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좋은 사람과 좋은 조직으로 펀드의 수익률을 높이면 언젠가는 이기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